◎프리마코프 외무,6개국 순방 계획/미 나토확대 저지·무기판매 포석도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66)이 26일 중동 순방계획을 발표, 러시아가 중동을 둘러싼 미·유럽 각축전에 가세할 의사를 천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프리마코프 장관이 28일부터 시리아 레바논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자치지구 등 6개국을 순방하며 「중동평화과정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마코프 장관의 이번 순방은 우선 미국과 함께 중동평화과정의 공동 후원국인 러시아의 입지 강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빅토르 고라이티제 시리아 주재 러시아 대사가 이날 『러시아와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중동평화과정의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은 무익하다』고 강조한 데서 잘 드러난다. 지난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 유럽의 역할을 강조한 데 대한 견제인 셈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중동평화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순방목적은 보다 복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프리마코프 장관이 과거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중동책임자를 지낸 러시아 최고의 중동통 가운데 한명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프리마코프 장관은 이스라엘에는 기존의 「땅과 평화의 원칙」을 재강조하는 선에서 그치되 시리아 등 과거 우방에 보다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즉 시리아, 이집트와 우호관계 강화를 통해 중동에서의 미국의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키는 반면 러시아의 중립적 중재역할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이같은 중동 행보는 따라서 세계최대 무기시장인 중동에서의 시장개척과 함께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확대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되고 있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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