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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로… 기업체로… 식당 채비도/낙선의원들 어디서 무엇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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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로… 기업체로… 식당 채비도/낙선의원들 어디서 무엇하나

입력
1996.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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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직책 맡아 경륜쌓기/내일 기약하며 “절치부심”현직에 있는 모장관이 낙선의 쓰라림을 삭이던 시절 비슷한 처지의 지우들끼리 모임을 만든 적이 있다. 이름해서 「일수거회」. 글자 그대로 「한물 간 사람들의 모임」이란 의미였다. 이 이름에는 스스로를 희화화함으로써 동정의 시선을 역으로 차단하고 아직은 「완전히 가지않았음」을 은연중 보여주려한 절치부심의 심경이 담겨 있었다.

「오리알 식당」. 민주당출신 낙선의원들이 모여 개업키로 한 식당의 이름이다. 각자의 처지를 「낙동강 오리알」에 빗댄 명칭이다. 민주당의 유인태 김원웅 원혜영 전 의원과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이철 전 의원이 공동투자 형식으로 서울 역삼동에 식당개업을 준비하면서 「우스개반 오기반」으로 식당명칭의 후보반열에 이 이름을 올렸다. 식당사업은 총선직후 유 전의원이 구상, 최근 건물가계약까지 마쳤다. 이들은 가깝게 지내던 현역의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등 1인당 1천만∼2천만원씩 모두 20계좌의 자금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초 이 전의원에게 경영을 맡아줄 것을 부탁했으나 유학을 이유로 고사하는 바람에 유·김 전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방침이다. 식당이름은 「오리알」로 굳어지는듯 했으나 일부 참가자들이 점잖지 못하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최종결론을 유보한 상태라고 한다.

낙선의원들이라해서 모두가 「오리알」신세는 아니다. 낙선의 시련을 툭툭 털어내고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거나 현역시절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신한국당 권해옥 전 의원은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활동하고 있으며, 송천영 전 의원은 정동에 중부권발전연구소를 내고 당내의 대권 예비주자 한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국당 김기배 김용태 이민섭 유돈우 전 의원은 이전과 다름없이 지역구에 힘을 쏟으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당내에서 당직을 맡아 활발히 활동하는 경우는 국민회의 등 야권인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종찬 전 의원은 김대중 총재의 대선기획단장 겸 부총재로 활약하면서 선거비용초과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의원이 법원판결로 중도하차 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정대철 전 의원도 부총재로 있으면서 내년 대선후보 경선구도를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 활기찬 물밑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조세형 전 의원은 총재권한대행·박지원 전 의원은 기조실장을 맡아 활달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실 전 의원은 서울시청 신청사를 지역구인 보라매공원에 유치하기 위해 맹렬히 뛰고 있다. 조부영 전 의원은 정치발전특위위원장으로 매일 당사에 출근하고 있고, 신한국당을 탈당한뒤 자민련으로 옮겨 지역구출마를 포기했던 배명국 전 의원은 부총재를 맡고 있다. 민주당 김원기 전 의원은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의 좌장으로 내달 9일의 발족총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외부직책을 맡아 경륜을 살리기도 한다. 신한국당의 경우 출마를 포기한 이승윤 전 의원은 금호그룹고문, 김봉조 전 의원은 마사회회장, 안무혁 전 의원은 한국발전연구원 이사장, 반형식 전 의원은 중소기업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동길(신민) 유인학 전 의원(민주)은 연세대 명예교수, 한양대 교수로 각각 복귀했다. 이철 원혜영 박계동 전 의원(민주)은 일본 도쿄(동경)대, 미 미시간대, 미 미주리대에서 각기 수학중이다. 박준병 전 의원은 12·12사건으로 구속됐다 석방된뒤 외부접촉을 끊은채 칩거하고 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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