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생산액 일의 36%/에너지 소비량은 4배나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같은 상품을 만드는데 일본기업의 4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1인당 생산액은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 고금리·고임금·고지가 등 「고비용」구조 못지않게 기업 자체의 「저효율」구조가 경쟁력 약화의 근본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은 「고비용」구조때문에 『기업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 정부측에 고비용구조의 해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할 기업내부의 저효율 비능률은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도저히 승산을 기대하기 힘들만큼 심각한 상태라는 것이다.
27일 한국은행의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효율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1백만원어치 상품을 만들어내는데 9백10㎏의 원유를 소비(92년기준)하는데 비해 일본 기업들은 2백10㎏밖에 소비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같은 상품을 만들어내는데 우리나라 기업이 일본보다 4.3배의 에너지를 더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 기업들의 생산상품 1백만원당 원유소비량은 83년 7백㎏에서 86년 5백40㎏, 89년 5백60㎏ 등으로 낮아졌으나 92년엔 9백10㎏으로 늘어나 저효율구조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제조업체 종업원은 지난해 1인당 7만4천9백달러(94년)의 상품을 생산해내는데 비해 일본은 우리의 2.74배(20만5천4백달러)를 생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우리 기업들의 기계화및 자동화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우리의 근로자 1인당 설비투자금액이 6만1천1백달러(94년기준)로 일본(8만9천1백달러)보다 크게 낮아 설비자본에 비해 노동인력이 과다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설비이용도 측면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연간 설비투자액(유형고정자산)의 2.04배(유형고정자산회전율)의 상품을 생산(매출액)해내는데 비해 일본은 3.44배를 생산, 설비이용효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제조업의 생산효율성이 크게 뒤져있는 것은 국내 제조업체의 생산기술수준이 극소수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선진국에 비해 크게 처져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특히 신제품 개발 및 설계기술, 핵심소재, 부품생산기술은 열세에 처해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의 연구개발비 투자가 극히 미흡한데 따른 것이다. 우리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55%(94년)로 일본(93년 3.47%), 미국(92년 4.2%), 독일(89년 4.3%) 등에 비해 월등히 낮다.
팽동준 한은조사2부장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비용구조의 해소 못지않게 기업 스스로 생산활동의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도 긴요하다』며 『국내 기업의 총비용중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원재료 및 에너지관련 비용을 얼마나 절감하느냐에 기업경쟁력이 달려있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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