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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만으로 구속사유 충분”/이씨 구속 검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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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만으로 구속사유 충분”/이씨 구속 검찰 표정

입력
1996.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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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은폐위한 회견 오히려 덜미/“수사 아직 끝나지 않아” 여운도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비리의혹 사건이 26일 이 전장관의 구속으로 일단락됐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 전장관은 이날 하오 1시15분께 구속영장이 집행돼 대검청사를 나서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장관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채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2명의 수사관에 의해 검은색 프린스 승용차에 태워진 이 전장관은 24일 검찰에 소환될 때 입었던 감색 싱글양복에 자주색 넥타이차림이었으나 이틀간의 밤샘조사에 지친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이 전장관의 영장 집행에 이어 2분뒤 1층 로비에 모습을 나타낸 석진철 대우FSO 사장은 철야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색이 좋았다. 그는 또 사진취재에 응하면서 엷은 미소까지 지어 자신이 구속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갈 정도였다.

석사장 역시 『김우중 회장에게 결재를 받았습니까』 『13억원도 줬습니까』 등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다.

○…이 전장관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상오 10시40분께 청구돼 1시간여만인 상오 11시50분께 발부됐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민사35단독 안영길 판사는 『수사기록을 모두 다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뇌물수수 등 영장에 기재돼 있는 혐의사실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이 전장관 등이 혐의사실을 자백한 점이 인정돼 신속히 발부했다』고 말했다.

안판사는 또 『이 전장관의 혐의사실중 권병호씨에게 CDS사업관련 메모를 전달한 것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는지는 굳이 판단하지 않았다』며 『이 전장관이 권씨를 통해 1억5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구속사유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안강민 중수부장은 이 전장관이 혐의사실을 자백한뒤 수사관들에게 『「국민과 임명권자(김영삼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중수부장은 이날 수사결과를 설명하면서 『이 전장관의 자백 외에 물증도 있다』고 말해 계좌추적 등을 통해 혐의사실을 확인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 전장관의 뇌물 1억5천만원의 사용처에 대해 『꼭 연결되는 부분은 없으나 대충 추정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안중수부장은 『노소영씨가 보석을 돌려준 시점이 확인됐느냐』 『대우가 이 전장관에게만 로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제 영장청구 단계일 뿐』이라며 수사가 끝나지 않은 것처럼 말했지만, 『수사가 사실상 끝난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말해 이 전장관 구속으로 수사가 일단락됐음을 내비쳤다.

○…이 전장관의 영장집행 장면을 퇴근길에 본 검찰 직원들은 이날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당한지 17년째 된 날이라는 것을 의식한 듯 『10월26일은 군출신 인사들에게는 좋지 않은 날』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김상철·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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