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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통·폐합 본격화 예고/당정 「구조 개선안」 잠정합의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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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통·폐합 본격화 예고/당정 「구조 개선안」 잠정합의따라

입력
1996.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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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조정제로 직원 정리/노동계 반발 등 파장 클듯내년에는 합병 또는 통·폐합되는 금융기관이 잇따를 전망이다. 정부와 신한국당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정부안대로 처리키로 잠정합의함에 따라 이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정부안의 핵심은 금융기관 통·폐합시 피합병(인수) 금융기관의 근로자에 대해 1년이내에 해고·전직·휴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고용조정제도 조항. 해당 근로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후 가장 낙후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정부로서는 돌파구인 셈이다. 부실금융기관 정리나 통·폐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근로자 정리문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사관계개혁위원회가 이 제도를 포함해 노동법개정에 관한 최종합의안을 다듬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어쨌든」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

현재 10여개의 신용금고가 금고연합회 및 신용관리기금 등의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등 국내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자 과제였다. 재경원 관계자는 『외국기관이 몰려오면 큰 은행들도 흔들릴 수 있다』며 『부실 금융기관이 파산하면 예금자의 피해, 금융시장의 충격 등 대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합병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거품이 걷히면서 금융기관이 연쇄도산했다. 미쓰비시은행과 도쿄(동경)은행이 합병했고, 신용조합 합병 등을 통한 대형화와 도시은행과 지방은행, 신용금고간 통·폐합이 이뤄졌다.

당정이 합의한 개정안은 자체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금융기관에 대해 재경원이 ▲합병 ▲영업양도 ▲제3자 인수 등을 권고하고 예금보험공사가 대상을 선정해 알선토록 했다.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는 금융기관으로 재경원장관 또는 예금보험기구가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인정하거나 채무에 대한 지급이 정지상태에 있는 금융기관을 통·폐합 대상기관으로 분류키로 했다. 다만 고용조정할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고용조정 실시후 1년이내에 근로자를 채용하는 경우에는 고용조정된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7월말현재 국내 금융기관은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를 포함해 모두 4백27개. 점포수가 3만1천개에 임직원은 33만명에 이르고 있다. 금융계에선 정부가 합병을 권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기관으로 보험회사와 상호신용금고 등을 꼽고 있다.

재경원은 내달 9일 노개위의 최종합의안이 제출될 때까지 추진을 유보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고용조정제가 금융기관의 대량해고를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해당 직원들은 물론 노동계의 상당한 반발도 예상된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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