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까지 서울 법련사서고승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부도나 탑, 비석 등에 새겨진 글과 각종 문양은 1,600년 역사의 한국불교예술이 빚어낸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다. 전남 해남 미황사, 구산선문 등 전국 23개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부도와 비석의 문양탁본 193점을 감상할 수 있는 「미황사와 구산선문 탁본전시회」가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미황사주최로 열린다. 불교석조물의 문양만을 선보이는 전시회는 처음이다.
돌덩이에 새겨진 내용을 한지 위에 옮긴 탁본전시회는 좀처럼 보기 힘든 문양을 원형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방아찧는 토끼, 도깨비 등이 새겨진 미황사 석조조각들은 흡사 민화를 보는 듯한 친근감과 함께 불자들의 꿈을 전해준다. 또 남원 실상사, 장흥 보림사, 강릉 굴산사, 곡성 태인사, 보령 성주사 등 선문화가 활짝 꽃을 피운 구산선문의 장식문양은 사실적이면서도 화사한 모습으로 서양미술사의 바로크적 과장과 로코코적 화려함을 자아낸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집자해 만든 백양사의 「만암 스님 추사집자비」, 탁본수집가들이 최고로 꼽는 선운사의 「백파대율사 비문」, 봉덕사 에밀레종의 비천상 등도 선보인다. 전시회는 대구(12월1∼10일 예술마당 솔), 광주(12월17∼21일 무등일보 라인문화관) 등 지방에서도 계속된다. 해남 미황사(0634) 33―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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