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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후보사퇴 요구 일축/미 대선 D­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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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후보사퇴 요구 일축/미 대선 D­10

입력
199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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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돌 깜짝승부수 “불발”/보수표 결집 노리다 “패배 자인” 결과만 초래미 대선 막판에 절대적 열세인 밥 돌 공화당후보가 로스 페로 개혁당후보에게 「후보사퇴후 지지선언」을 요구하는 깜짝카드를 내밀었다가 페로진영으로부터 『사퇴할 사람은 오히려 당신』이라는 무안만 당했다. 돌 후보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스카트 리드선거본부장을 텍사스주 댈러스에 급파했다. 페로 후보를 만나 후보를 사퇴하고 자기를 지지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돌 후보는 후보사퇴의 대가로 일정 지분을 페로에게 주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했는지, 거부했는지의 면담 결과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24일 페로 후보는 미리 예정된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의 오찬을 겸한 기자회견에서 돌후보의 제의에 대해 『괴상하고 당찮은 말』이라며 간단히 일축했다. 페로 후보가 직접 나서기 몇시간 전에 이미 페로진영은 『끝까지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이며 돌 후보가 페로후보를 위해 물러나는 게 어떠냐』고 비아냥거렸다.

후보단일화를 통한 「보수표의 결집」이라는 카드는 선거일을 불과 10여일 앞둔 시점에서 승산이 별로 없는 돌 후보로서는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페로 후보에 대한 사퇴종용은 매우 큰 위험도 안고 있는 카드였다.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일은 특히 돌 후보의 독자적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참모나 당조직의 협의과정을 거치기보다 개인결정을 선호하는 돌 후보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사례였다. 이 때문에 공화당진영에서 조차 『승부가 끝났다는 약점만 드러낸 결과』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92년 대선에서 페로후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19%의 높은 득표율로 공화당의 득표기반을 잠식, 현직대통령이던 조지 부시 후보의 낙선에 크게 기여했으나 이번에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7%정도로 미미해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도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있는데 쓸데없이 돌후보가 나섰다고 지적하고 있다.

페로 후보는 이날 오찬연설에서 클린턴 대통령진영이 마약거래와 관련된 자금을 받고 당사자를 백악관에까지 초청한 것은 미국헌법을 위태롭게 하는 처사라며 종전과 달리 클린턴진영 비판에 열을 올렸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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