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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협 없인 연내 개정 난망/난항 거듭 「노동관계법 개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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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협 없인 연내 개정 난망/난항 거듭 「노동관계법 개혁」 전망

입력
199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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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논의 유보” 노개위 고육책/정부측 강행이냐 연기냐 관심/복수노조·전임자 임금 등 노사 내부의견도 엇갈려노사관계개혁위원회의 노동관계법 개정작업이 막바지까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25일 노개위가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유보키로 한 결정은 노동법 연내 개정을 위한 막판 대타협을 도출해내려는 노개위의 고육지책(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남은 기간에 노사합의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주요 쟁점에 대한 노사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다 노동계나 경영계 내부에서조차도 목소리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복수노조의 경우 한국노총은 단위노조까지 복수노조 허용을 주장하는데 비해 민주노총은 상급단체만 허용해도 수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에대해 경총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조건으로 복수노조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나 전경련은 복수노조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노개위의 복수노조 논의 유보는 그동안 복수노조 인정을 당연시하고 있던 민주노총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또 정부가 올해안에 법개정을 강행할 경우 막판까지 민주노총에 노개위 복귀의 기회를 열어줌으로써 불참에 따른 책임을 민주노총이 스스로 떠안게 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노총측은 이날까지도 「노개위불참, 대중투쟁노선 주력」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또 노동계의 속성상 일단 노개위에 불참한 민주노총이 복귀하기는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더욱이 최근의 경기침체와 국가경쟁력강화논의 분위기를 타고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가 노동법 개정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 노개위에 남아있는 한국노총의 경우도 민주노총을 의식,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내달 초까지 노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복수노조 등 미합의쟁점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지금까지 노개위가 합의한 사항만으로는 법개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이는 알맹이가 빠져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은 가능성은 정부의 결단으로 복수노조, 정리해고제 등을 포함한 법개정을 강행하는 것과 노동법 개정 자체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 등 두가지가 점쳐지고 있다. 이중 법개정 단행은 내년 대선 등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정부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정부내에서도 노동법 개정에 대해 통상산업부 등 경제부처와 노동부의 입장 차이가 심해 조율이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막판 극적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연내 노동법 개정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제 노동법 개정의 향배는 노개위 차원을 벗어나 정부의 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남경욱 기자>

◎지금까지 주요 합의사항/노조 정치활동금지 폐지/퇴직금 연금제 허용/파업금지 대상업종 축소/근로시간제 다양화/최저 취업연령 15세로/조합비 상한액 없애

노사관계개혁위원회가 25일 노동법 개정 요강으로 의결한 합의사항은 그동안 논의해 온 전체 쟁점사항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중 노조의 정치참여 허용과 노동쟁의가 제한되는 공익사업의 범위축소, 다양한 근로시간제 도입등은 획기적인 제도전환으로 의미가 깊다. 주요 합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노조의 정치활동 금지규정 삭제=관련 규정을 전면 삭제한다.

◇다양한 근로시간제도 도입=1개월의 총 근로시간 범위안에서 1일의 근로시간 및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자유출퇴근제(신축적 근로시간제), 특수전문분야의 근로자에게 노사협정으로 정한 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인정하는 재량근로제, 출장 등 사업장밖에서 근로할 경우 약정한 근로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외근근로제(인정근로시간제) 등을 신설한다.

◇퇴직금제도 개선=현행 퇴직금제도의 골격은 유지하되 기업연금제로의 대체를 허용, 퇴직시 일시금 또는 연금중 선택하여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

◇조합비 자율화=임금의 2%인 현행 조합비 상한 규정을 삭제, 액수 및 징수방법을 노조의 자율에 맡긴다.

◇조정전치주의 도입=현행 노동쟁의 신고제를 폐지하고 알선을 조정에 통합시켜 조정을 거친 후에만 파업 등 쟁의행위가 가능하도록 하며 냉각기간을 조정기간으로 대체한다.

◇공익사업 범위 및 직권중재 대상 축소 등=파업이 금지되는 공익사업을 국민의 일상생활, 국가안위에 밀접히 연관된 필수산업(Essential Service)으로 한정한다. 또 직권중재가 가능한 공익사업을 수도·전기·가스·유류·통신사업으로 축소, 현재 파업이 금지된 택시 등 공중운수사업·의료사업·은행 등은 합법적인 쟁의를 허용한다. 공익사업의 노사분쟁은 공신력있는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특별조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조정하도록 한다.

◇단체교섭 및 협약체결권의 명문화=노조의 대표자가 원칙적으로 교섭권한뿐만 아니라 협약체결권한을 갖는 것임을 명확히 한다.

◇노동위원회의 독립성 전문성 중립성 제고=노동위원회의 관할은 현행대로 노동부로 두지만 인사·예산 등은 정부조직법상 중앙행정기관으로 취급한다. 중앙노동위 위원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국무총리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다.

◇근로기준법의 4인이하 사업장 확대적용=현재 근기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4인이하 사업장에 대해 법 개정후 6개월이내에 시행령을 개정, 근기법을 준수토록 권고한다.

◇노동조합법과 노동쟁의조정법 통합=노조의 활동,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의 체결, 쟁의행위,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 등을 「노사관계법」에 통합규정한다.

◇최저취업연령 조정=ILO규정과 의무교육이 중학교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 현행 13세인 최저취업연령을 15세로 상향조정한다.<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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