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문화인물」 선정따라 특별전우리나라 문화재의 해외유출을 막고 훼손돼가는 귀중한 유물을 수집, 문화유산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1906∼1962). 그가 사재를 털어 설립한 국내 사설기관중 최고 최대의 문화재 보고인 간송미술관(대표 전영우·02-762-0442)은 문체부가 11월의 문화인물로 간송을 선정함에 따라 일급 소장품만을 모아 11월3∼17일 추모특별전을 마련한다.
전시회에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와 보물 각 11점, 서울시지정문화재 4점 등 미술관의 간판작품뿐 아니라 간송이 직접 제작한 도자기와 서화 등 100여점이 선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국보해외순회전과 주요전시때도 내놓지않고 「비밀 수장고」에 소중히 보관해왔던 국보급문화재 10여점도 포함돼 있어 간송미술관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미공개 작품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정식명 청화백자매화문」접시. 지름 14㎝, 깊이 4.4㎝로 안팎에 매화가지가 그려진 이 접시는 뒷면에 정식이라는 명문이 쓰여있어 청화백자의 성립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즉 세조때 관찰사를 지낸 정 식(1407∼1468)의 생존연대가 기록을 통해 확인되기 때문에 청화백자의 제작상한시점을 추정할 수 있고 조선초기백자의 장식과 문양연구에 중요한 표본이 될 전망이다.
겸재 정선의 그림 「문암관일출」도 국보급의 가치를 지닌 걸작. 구한말 친일파 송병준의 집에서 불쏘시개가 될 뻔하다 골동품수집가 장형수에 의해 가까스로 구해진 겸재의 불후의 화첩 「해악전신첩」에 실린 작품이다. 겸재가 72세때 동해안 명승지와 금강산을 그린 이 작품은 36세때 방문했던 장소를 36년만에 찾아가 재현함으로써 그의 안목과 화풍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36세때의 작품(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이 금강산을 섬세하고 꼼꼼한 필치로 묘사, 그를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한 작품이라면 72세때의 작품은 원숙하면서도 천재적인 화풍으로 진경산수의 틀을 완성한 이후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기와집 한채 값이 1,000원이던 시절에 5,000원에 구입해 6,000원을 주고 수리했다는 현재 심사정(1707∼1769)의 「촉잔도권」도 눈길을 끈다. 현재가 62세되던 해(1768)에 7촌조카의 청을 받고 이듬해 타계직전에 완성한 이 작품은 폭 80㎝에 길이가 8m에 이르는 필생의 역작으로 꼽힌다.
30여년간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일해온 최완수씨는 『이번 전시회는 미공개작품이 많아 우리민족문화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특별전과 함께 11월2일 하오 3시 미술관에서는 간송의 일대기를 담은 책 「간송 전형필」 출판기념회와 흉상건립제막식이 열린다. 11월8일 하오 3시30분에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보성고강당에서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간송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제목으로 문화강연회를 개최한다.
◇간송 소장 지정문화재 목록
<국보> ▲청자기린형향로(제65호) ▲청자상감련지원앙문정병(66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68호) ▲훈민정음(70호) ▲동국정운 권일·권륙(71호) ▲금동계미명삼존불(72호) ▲금동삼존불감(73호) ▲청자압형연적(74호) ▲혜원전신첩 십삼면(135호) ▲동래선생교정북사상절 권사·권오(149호) ▲청자원형연적(270호) 국보>
<보물> ▲백자박산향로(238호) ▲청화백자양각진사철채난국초충문병(241호) ▲금보(283호) ▲금동여래입상(284호) ▲금동보살입상(285호) ▲청자상감포도동자문매병(286호) ▲분청자박지초화문병(287호) ▲분청자상감목단문합(348호) ▲청자상감국목란당초문모자합(349호) ▲괴산팔각당형부도(579호) ▲문경오층석탑(580호) <최진환 기자>최진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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