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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히 버티다 한밤 자백/이양호 파문­검찰수사 마무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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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히 버티다 한밤 자백/이양호 파문­검찰수사 마무리 수순

입력
199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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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식목일 행적 집중추궁/퇴근길 안 부장 “수사 진전있다”검찰이 25일 진통끝에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에게서 수뢰혐의를 자백받음으로써 17일 국민회의의 폭로로 시작된 이 전장관 비리의혹사건은 수사착수 9일만에 이 전장관의 구속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전장관이 뇌물수수 혐의를 완강히 부인, 막판 수사에 진통을 겪던 검찰은 25일 밤 늦게 이 전장관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일부 사실을 시인하기 시작하자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이 날 밤 11시10분께 문밖에서 대기중인 기자들을 불러 『수사에 진전이 있다』고 밝혀 이 전장관의 사법처리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안중수부장은 『상황이 좀 바뀌었다. 하지만 오늘은 별 일이 없을 것이니 다들 집에 들어가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말한뒤 곧바로 퇴근했다. 안중수부장은 그러나 『구체적 수사진전내용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초 대우중공업 윤영석 전 회장, 석진철 전 사장, 정호신 부사장 등 「대우 3인방」에게서 확보한 정황진술을 근거로 이 전장관을 하루쯤 추궁하면 「자백」을 받아낼 것으로 기대했었다. 권씨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금전달의 직접적인 연결관계를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대우관계자들의 진술 ▲이 전장관의 해명내용 ▲권씨 주장의 구체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결과 이 전장관이 충분히 뇌물을 수수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전장관이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군인으로서 평생을 바쳐왔다는 점도 자백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이에 따라 검찰은 24일 밤 이 전장관을 전격 소환, 사법처리를 위한 마지막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전장관이 수뢰혐의를 부인하는 정도가 예상수준을 넘어서 수사가 난항을 겪는 모습이 감지되면서 검찰 주변에서는 그가 「무사귀가」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 전장관에 대한 수사의 핵심은 경전투헬기(KLH)사업수주와 관련, 지난해 4월5일 대우중공업측이 무기중개상 권병호씨에게 전달한 3억원중 1억5천만원을 건네받았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권씨에게 1억5천만원씩이 든 가방 2개를 전달한 이후 여러 경로로 확인한 결과 이 전장관에게 그 중 하나가 전달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대우중공업 간부들의 정황진술을 근거로 이 전장관을 집중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간접적 정황증거에 불과한 이 진술만으로는 이 전장관의 철벽방어벽을 허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권씨가 타워호텔 주차장에서 1억5천만원이 든 가방을 이전장관 승용차의 트렁크에 실었다고 지목한 지난해 4월5일의 행적을 집중추궁, 공관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깨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정치적·사회적 파장과 군의 사기 등을 고려, 이 전장관 의 사법처리로 조기종결할 방침이어서 새로운 비리가 드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CDS사업관련 메모를 무기중개상에게 건넨 혐의와 1억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이 전장관을 26일중 구속함으로써 이번 사건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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