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1천여명 “김빠진 에어쇼” 아쉬움/“일개인 독단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을” 충고외국 무기중개상들은 이양호 비리의혹사건을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스캔들로 여기고 있다.
성남 서울비행장에서 21일 개막, 27일까지 열리는 「서울에어쇼 96」에는 국내 무기거래업체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22개국에서 2백23개 항공기 관련업체가 참여, 무기상 1천여명이 판촉과 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 사건 때문에 행사가 빛을 잃었다고 아쉬워한다.
국내 무기거래상은 무기거래상들의 이미지 실추에 분개하고 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국내대리인 자격으로 참가한 S시스템의 정모씨(52)는 『무기거래업자들은 대부분 군경력자들로 누구보다 국방과 군에 애착을 갖고 있다』며 『권병호씨 한 사람 때문에 대다수 성실한 무기거래업자들이 도매금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무기상들의 시각은 국내무기상들과 달리 따가웠다. 정보전 관련 제품을 갖고 온 미국 CCS사의 판매담당자 노미 엄(NOMI OM)씨는 재미동포. 그는 『어느 나라나 무기관련 로비는 있지만 한 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최고간부가 돈을 받고 무기를 선정하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외국인들에게 모국의 사태를 설명하기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GEC사의 존 손톤 판매이사는 영국의 경우 장관이 독단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막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소개하고 『한국정부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런 제도적 장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이동훈 기자>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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