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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수입차 사며 뭉칫돈/만원권 포르말린 냄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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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수입차 사며 뭉칫돈/만원권 포르말린 냄새까지

입력
1996.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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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마다 지폐계수기 구입 진풍경최근 일부 외제 고급승용차 구입자들이 대금을 전액 현찰로 내는 경우가 많아 강남일대 수입자동차 대리점들이 금융기관용 지폐계수기를 들여놓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수입차 대리점마다 수천만원 또는 수억원대에 이르는 승용차를 일시에 현금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 아예 짧은 시간에 지폐를 셀 수 있는 지폐계수기를 비치해놓고 있다. 이들은 수표이용이나 할부구입을 마다하고 무게가 10㎏(1억원)에 육박하는 만원권 뭉치를 들고 찾아온다는 것. 한 수입차대리점 관계자는 이들이 가져오는 돈다발중엔 부패방지에 사용하는 약품인 포르말린 냄새까지 난다고 털어놨다.

한 지폐계수기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계수기 수요처는 금융기관뿐이었으나 최근들어 수입자동차 대리점을 비롯, 백화점 주유소 등 현금유통이 많은 점포가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밖에 교회나 학교도 최근들어 계수기를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80년대까지 금융기관 납품으로 근근이 영업을 해온 계수기업체들이 90년대들어 20∼30%의 영업신장을 기록하는가 하면 업체도 10여개로 늘어나고 외산을 수입·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융실명제 실시후 대량의 현금이 금융기관을 피해 창고나 장롱속으로 잠적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몇년째 고가수입자동차나 수입가구의 판매가 급신장한 것도 이같은 자금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93년 한해동안 만원권의 발행액 순증가분은 3조9,25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증가분(5,946억원)의 6.6배이며 다음해인 94년(1조220억원)보다도 4배가량에 이른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93년에 「갑자기」 만원권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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