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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레베드 목조르기 돌입/국가전복혐의 입증문건 검찰에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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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레베드 목조르기 돌입/국가전복혐의 입증문건 검찰에 제출

입력
1996.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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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의 「레베드 죽이기」가 2라운드에 돌입했다. 크렘린측은 전국가안보위 서기 알렉산데르 레베드를 크렘린에서 축출하는데 앞장선 내무부를 통해 그의 반역혐의를 입증할 문건을 검찰에 넘겨 조사케 하는 등 레베드 거세를 위한 후속작업에 들어갔다. 이 문건은 레베드의 「러시아 군단」창설과 그의 쿠데타 기도를 보여주는 증거물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의 해석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많다.따라서 크렘린측은 이같은 사법조치를 통해 레베드를 실정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하기 보다는 정치적으로 레베드의 목을 옥죄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레베드의 축출을 배후 조종한 아나톨리 추바이스 크렘린 행정실장은 최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 겐나디 셀레즈노프 국가두마(하원) 의장, 예고르 스트로예프 연방평의회(상원) 의장과 「4인 정치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정국 주도권을 장악해가고 있다. 그는 또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와 함께 니콜라이 코발레프 국장 등 연방보안국(FSB)간부들과 비밀회동, 최근 사태에 대한 공안기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들은 그를 중병인 옐친 대통령의 「대리인」 혹은 「금융 독재자」 등으로 부르며 권력강화 움직임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추바이스가 반대파 거세의 고삐를 죄게 된 것은 알렉산데르 루츠코이 전 부통령의 쿠르스크 주지사 당선이 계기가 됐다. 93년 10월 의사당 유혈사태로 물러났던 루츠코이가 주지사 당연직인 상원의원 자격을 획득, 중앙정계로 진출하게 된데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다 소문대로 레베드까지 당선이 확실한 고향 툴라 주지사에 출마, 상원에 입성하게 되면 반옐친·반추바이스 진영이 강력한 세력을 얻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즈베스티아지의 여론조사에서도 레베드의 사임 이후 현 정국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변한 응답자가 26.3%를 차지,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3.5%)을 크게 앞질러 그의 인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바이스 등 권력핵심층이 레베드의 정치적 재기 가능성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따라서 크렘린 측은 레베드의 쿠데타설을 사법당국에 넘겨 그의 주지사 출마를 봉쇄하고 정치적으로 매장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정국흐름이 추바이스측의 의도대로 따라줄지는 의문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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