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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 장수홍 회장 계명대 특강/“사기업도 공기업 의식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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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 장수홍 회장 계명대 특강/“사기업도 공기업 의식 가져야”

입력
1996.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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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만 추구할땐 소비자 외면”/환경변화 적응능력에 21세기 성패달려『최고의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1,000장의 설계도를 최선을 다해 그리고, 마지막 1장의 설계도를 얻기 위해 999장을 버릴 수 있는 프로정신과 용기가 우선돼야 합니다. 우리의 삶과 기업경영도 주택을 짓는 과정과 흡사합니다』

장수홍 청구그룹 회장(54)이 31살에 주택업체를 창업한후 20여년동안 건설외길을 걸으며 몸으로 체득한 「장인정신」의 경영철학을 대학강단에서 가감없이 소개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회장은 23일 전국순회강연의 첫번째 일정으로 대구 계명대에서 500여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을 마주하며 「21세기 청구그룹의 경영전략」을 주제로 특강했다. 특강제목은 그룹경영과 관련된 것이지만 그 내용은 장회장이 우여곡절끝에 청구를 창업하고 척박한 경쟁환경속에 재계 40위권의 주택전문업체를 키우기까지의 과정에서 터득한 경영철학을 지방화와 국제화시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편으로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회장은 『섬유공학이 전공이지만 대학시절부터 건설분야에 큰 관심과 뜻을 가졌다』며 『인간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가장 뜻있는 삶이라는 신념으로 주택건설에 매진, 조그마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 『성공하는 기업과 쇠퇴하는 기업의 차이는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장인정신에 못지 않게 환경변화를 재빨리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능력이 21세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할 경우 소비자들은 그 기업을 외면하게 된다』면서 『사기업도 공기업이라는 의식을 갖고 기업활동을 해야만 기업과 소비자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수업체를 경영하던 부친의 도움을 받지 않고 대구에서 청구를 설립하고 기업을 이끌어오면서 겪은 좌절과 도전의 뒷얘기도 소개해 참석자들로 부터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창업자금을 모으기 위해 대학을 졸업한 65년 전공을 살려 부산의 방직업체에 취직했으나 자신이 기획한 제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참지 못해 입사 1년여만에 사표를 던져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끝내 주택업자의 꿈을 버리지 못한 장회장은 벽돌제조 주유소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모은 2,000만원으로 73년 청구주택개발공사를 설립하는데 성공했다.

장회장은 『기업을 설립하기 위해 모진 고생을 했지만 기업을 만드는 것보다 일구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창업이후 잊은 날이 없다』면서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영방식과 장인정신이 오늘을 있게 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장회장은 『99년에는 매출액 3조7,000억원을 달성해 재계 3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외형적인 경영목표이지만 이에앞서 소비자가 늘 만족하는 기업을 만드는데 전력을 쏟겠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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