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백범 추모행사후 결심/동료들 “책임감 강하나 내성적”안두희씨(79)를 살해한 박기서씨(48·경기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는 전북 정읍에서 출생, S중학교를 졸업하고 71년부터 택시 트럭 등을 몰다 94년부터 부천 소신여객에서 버스운전사로 일해왔다. 동료들에 따르면 박씨는 책임감과 의협심이 강하나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이웃들도 박씨가 마주칠 때마다 사람을 피하는 경우가 많아 과묵한 편이라고만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경찰조사에서 『한 번 살다 죽는 법인 만큼 의를 실천하기위해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범행동기는.
『백범 선생을 존경해서…』
―안씨 집에 처음 왔나.
『1주일전에 답사하고 오늘(23일)이 두번째다』
―지금 심정은.
『떨리고 초조하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한 번 살다 죽는 법인 만큼 의를 실천하기 위해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범행은 언제 결심했나.
『6월26일 백범 선생 추모행사 참석후 결심했다. 8월말 권중희씨를 만나 책(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을 얻어 읽고난 후 결심을 굳혔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는 학창시절(중학교)때부터 수시로 읽었다』
―공모자가 있나. 권씨가 범행에 영향을 미쳤나.
『이 나이에 무슨 공모…. 권씨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평소 권씨를 존경해서 오늘 아침 연락했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
―범행당시 안씨가 어떤 말을 했나.
『흥분한 상태여서 알아들을 수 없었으나 안씨가 뭔가 신음처럼 말은 했다』
―사회활동 경험은.
『단체 정당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활동 한 적 없다』
―안씨 집에 남긴 붓글씨의 의미는.
『평소 등산을 하거나 붓글씨를 써왔다. 현장에 남긴 글은 15일전 썼다. 의미는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위기에 처하면 목숨을 버리라」는 뜻이다. 그 글을 쓰면서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고 싶은 말은.
『고3인 큰 딸에게 충격을 줘서 미안하다.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 아들에게 다음에 성장해서 아버지가 괜히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백범 선생을 죽인 안씨를 응징한 사람으로 존경스럽게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말하고 싶다』<인천=황양준·최윤필 기자>인천=황양준·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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