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논의 안된다지만 앉아있을 수는 없어”/비판발언·특강·해외방문 “이미지 심기”여권핵심부는 여러차례 대권논의의 자제를 공언해왔다.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지금의 대권논의는 레임덕(권력누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 대권논의 자제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여권내의 대권 예비주자들은 마이동풍이다. 위축되기는 커녕 이들의 발걸음은 갈수록 분주하기만 하다. 모두가 복잡미묘한 「병렬의 역학구도」로 짜여진 여권의 대권환경 때문이다.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는 내주부터 외부행사일정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혼자만 뛴다』는 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게하기 위해서다. 사실 그동안 이대표는 대표의 위치를 활용, 가장 활발한 대외활동을 해왔다. 때문에 이대표는 다른 대권주자들의 견제를 의식, 대표의 일상적 역할과 대권논의 자제를 어떻게 조화시키냐는 고민을 하고있다.
이회창 고문은 대권논의 자제방침 자체에 탐탁지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연때마다 비판없는 정치, 자율성없는 정치, 당내 민주화없는 정당을 강도높게 비판, 우회적으로 「청와대 중심정치」에 이의를 던지고 있다. 이고문측은 『높은 대중성이 낙점의 우선적 조건이며 대중성은 비판에서 나온다』고 보고 강연때마다 비판적 기조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박찬종 고문은 금주만 무려 8곳에서 특강이 예정돼있다. 대학, 연수원, 각종 포럼의 초청특강을 계속해 보기만해도 숨가쁘다. 이외에도 오는 12월3일까지 9차례의 특강일정이 잡혀있어 강연으로 대권행보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이한동 고문은 조심스런 행보를 하고 있지만 「강연정치」에는 열성이다. 대학과 각종 단체들의 초청강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이고문은 23일 영남대 경영대학원 특강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계의 최형우 고문 김덕룡 정무1장관, 민정계의 김윤환 고문 등은 신중한 행보를 하고있다. 최고문은 최근 김윤환 고문과의 골프회동이후 뒷말이 나오자 가까운 사람들만을 만나는 정도로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을 알리는 행사는 쉬지 않고 있다. 특강이나 강연재개를 고려중이고 서예전 등의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김고문은 대권문제에 초연한 자세이지만 그의 움직임은 항상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고문은 25일 일본을 방문하는데 같은 시기에 방일하는 김종필 자민련총재, 김덕룡 장관 및 박태준 전 포철 회장과의 조우여부가 관심거리다. 김덕룡 장관은 가급적 대권논의 자제방침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김장관은 MBCTV 인기코미디 프로인 「일요일 일요일밤」에 출연키로 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조심스런 움직임으로 대중적 이미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자, 대외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김장관이 22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회과학기술연구회 세미나에서 「마이크로 로봇 월드컵축구대회」 등 이색적인 제안을 한 것도 대중성확보 전략의 한 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정진석·이영성 기자>정진석·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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