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재능을 가정서 썩힐순 없다”/남편 적극 외조 업고 대학원·유학까지도결혼후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주부학생」들이 많아졌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에 나서는 기혼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 주부들이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전문직 취업에 대비하거나 전공을 살려 학업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유야 어떻든 모두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나가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진학시기는 대부분 결혼 직후 아이를 갖기전이나 아이가 어느정도 성장한 이후로 육아 부담 없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때로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주부 심선섭씨(28)는 지난 3월 서울대 교육대학원 영어교육과에 입학했다. 92년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한지 4년만의 일이다. 심씨는 대학원 입학을 계기로 전문직에 도전할 생각이다. 결혼전 일반회사에 근무했지만 평생직장은 될 수 없었다는 것이 큰 이유가 됐다. 심씨는 『일주일에 이틀정도만 학교수업을 받으면 되기 때문에 남편이 크게 불편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용락씨(37·쉐라톤워커힐호텔 연회판매팀대리)는 아예 아내를 유학보냈다. 최씨가 조재현씨(33)와 결혼한 것은 90년. 조씨는 결혼 6년만인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로 유학을 떠났다. 국내에서 영양학석사과정을 마쳤으므로 박사학위까지 따겠다는 생각에서다. 5살난 아들도 데려가 함께 지내고 있다. 최씨는 요즘 자취생처럼 혼자 살고 있어서 불편한 점도 많지만 아내가 재능이 있는 만큼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떨어져 살다 다시 만나면 정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아내 덕분에 1년에 한두번씩 외국바람도 쐬지 않겠느냐』는 최씨는 『아내가 결혼전부터 가져온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은 남편으로서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92년 결혼한 김미숙씨(서울 노원구 상계동)도 지난 6월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하기위해 미국유학을 떠났다. 대학때는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전문직을 갖기 위해 전공을 바꿨다.
연세대 대학원 주거환경학과의 경우 연간 신입생 10여명중 2∼3명은 결혼후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주부들이다. 이 학교 박영순 교수(주거환경학과)는 『주부학생들은 진학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고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겠다는 신념이 강하다』며 『전문직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주부학생들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박원식 기자>박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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