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질 확대경 검사 등 비교적 간단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전체 여성암의 23%를 차지하는 자궁경부암이다. 경제수준의 향상으로 감소 추세이긴 하나 매년 10만명 당 24명 꼴로 환자가 발생하고 약 1,500명이 사망한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물질은 사마귀 바이러스로 알려진 유두종 바이러스. 건강 상태가 나쁜 여성이 16형 및 18형의 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자궁경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점막 내에 존재하는 상피이형증과 상피내암의 과정을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한다. 바이러스 감염 및 초기 상피이형증 단계는 증상이 거의 없고 외관상 표시도 없어 발견이 어렵다. 심한 상피이형증과 상피내암의 경우 질 분비물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고 간혹 출혈도 나타난다. 월경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거나 질 분비물의 냄새가 불쾌할 때, 또는 성 관계시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산부인과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통상 실시하는 자궁암 검사는 자궁경부 세포 검사를 말한다. 진단이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검진 대상 여성의 25%이하만 세포 검사를 받고 있어 자궁경부암의 발생 빈도를 높이고 있다. 성생활을 시작한 성인여성은 매년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부인과 진찰과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자궁내막암 난소암에 대한 진단도 받을 수 있다. 자궁암 세포 진단에서 암이 의심스러우면 전문의에게 조직및 질 확대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를 확대해 관찰하는 질 확대경 진단은 위 내시경과는 달리 그리 고통스럽지 않다. 또 세포 진단과 질 확대경 진단을 함께 실시하면 95%이상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최근엔 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라는 분자 생물학적 방법도 개발됐다. 이 진단법은 바이러스 감염 상태나 초기 상피이형증에서 암으로 진행될지, 아니면 저절로 없어질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궁경부 점막내에 국한된 상피이형증과 상피내암은 아직 암은 아니므로 그 부분만 제거하면 완치된다. 그러나 이 시기를 놓치면 5∼20년후 자궁경부암으로 발전되므로 암 이전 단계에서의 조기 진단 및 발견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박종섭 가톨릭대 의대교수·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박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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