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사는 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는 법이다. 뉴욕이 어떻고 파리가 어떻다 해도 서울 사람들은 서울을 더 사랑한다. 외국에서 오랜만에 돌아온 사람들은 떠들썩함과 북적거림에 사람사는 내음이 나는 서울에 다시 온 것을 스스로 축하하곤 한다. ◆그런데 우리 서울이 아시아 40개국의 도시들에 대한 홍콩의 아시아위크지 평가표에서 1백점 만점에 불과 53점을 받아 방콕·북경보다 뒤진 14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미 포천지가 조사한 도시주거환경 순위에는 서울이 끼이지도 못했다. 천도 6백년이 넘는 유서깊은 고도이면서 신흥 한국의 상징인 서울이 어쩌다 이처럼 살기 나쁜 도시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는지 서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얼마전 서울을 방문한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 올슨 호트박사는 국가의 존립정당성을 복지정책의 성과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정부나 시 당국이 세금을 많이 거둬 의료 교통 치안 주택 환경과 같은 분야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나라의 경제력과 당국의 신뢰성, 그리고 정책수행의 효율성이 중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호트 박사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우선 우리 서울시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신뢰 받을 수 있는 행정기구인가를 분석해 볼 필요성부터 제기된다 하겠다. 한때 인구 1천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의 상징처럼 되어 사람살기 힘든 도시로 알려져 왔던 도쿄(동경)가 이번 조사엔 아시아에서 가장 살기좋은 곳으로 뽑힌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많다. 우리의 눈부신 경제성장이 수도 서울의 도시행정에서는 어째서 플러스 요인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는지 깊은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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