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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클로슨 전 세계은행 총재/「한국의 새로운 의무」강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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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클로슨 전 세계은행 총재/「한국의 새로운 의무」강연 요약

입력
199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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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선진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OECD가입 계기 경제개혁 계속해야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은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A.W.클로슨 전 세계은행총재를 초청, 특별강연회를 가졌다. 「한국의 새로운 의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클로슨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 결정된 한국은 세계경제에서 지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개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메리카은행 회장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학장을 역임한 그는 『특히 한국의 금융규제가 국내은행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금융계의 선진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클로슨씨의 강연내용을 요약, 소개한다.<편집자 주>

한국은 지난 30여년동안 제한된 자원, 높은 인구밀도,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62년 87달러에 머물렀던 1인당 GDP를 96년에 1만달러로 끌어올리는 등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뤘다. 한국은 또 이렇게 강화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최근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에 정식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됐다.

50년대부터 한국의 경제성장을 곁에서 지켜본 본인으로서는 실로 감개무량하다. 한국의 OECD가입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에 따른 몇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OECD가입은 국제사회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올라섰다는 영광스러운 의미도 있지만 경제개방 제도개혁 등 그에 걸맞는 제반 의무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변화는 한국의 정치·경제지도자는 물론이고 일반국민에게 또다른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OECD가입에 따른 경제개방의 여파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OECD가입은 전세계에 지속적으로 경제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서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이같은 경제개혁 과정에서 일부의 우려대로 경쟁력이 약한 일부 산업이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겠지만 이점이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한국의 지도자들이 OECD가입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진지하게 설명할 경우 대다수의 국민들이 수긍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들도 정치지도자들의 지도력을 제대로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OECD가입은 또 그동안 국가의 보호아래 성장했던 한국의 모든 경제부문이 개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국제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국제수준으로 높여야 함을 뜻하고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국부가 증대되고 국민의 생활수준이 올라가게 된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존경어린 심정으로 지켜본 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한국이 경제전반에서 적극적인 개혁을 추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는 한국정부가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한국기업의 해외투자에 대한 제한을 제거할때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들 국가들은 또 외국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장벽이 제거되고 원화의 자유거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평생을 금융계에서 지내온 본인의 경험에 따르면 한국은 하루빨리 각종 금융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 한국 금융업계를 감싸고 있는 각종 규제는 국내은행은 물론 외국은행들이 선진금융기법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고 결국은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미 여러 업종에서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이 투자규모를 늘릴수록 이들에게 저리의 풍부한 자금을 공급하는 경쟁력있는 금융기관의 출현이 필요하다. 물론 개방화의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정치지도자들의 의지와 국민의 협조로 경제개혁이 이뤄질 경우 결국은 국가경제와 일반 시민의 생활수준이 윤택해 질 것이다.

한국은 또 21세기 국제경제질서의 양대축을 형성할 「세계무역기구(WTO)」와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에서의 지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꾸준한 경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전면개방이 유보된 농업분야에 대한 추가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또 대북경협도 인내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 대북지원을 둘러싼 미국과의 지엽적인 이견을 현명하게 풀어나가면서 북한을 개방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올바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북한의 행동여하에 구애받지 말고 북한의 개방을 위해 꾸준히 문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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