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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언급 녹음테이프 진짜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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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언급 녹음테이프 진짜로 있나

입력
1996.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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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돈 주는쪽서 녹취 권유 상식밖/폐기않고 주요부분만 삭제도 의문권병호씨(54)가 이양호 전 국방장관과 대우중공업간의 군납비리 입증 근거로 언급한 「대화 녹음테이프」의 정체는 무엇일까.

권씨는 『대우중공업측이 경전투헬기(KLH)사업을 따게해주면 이전장관과 나에게 모두 20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녹음 테이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테이프를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주요 부분도 삭제됐다고 말했다.

우선 이 녹음 테이프의 작성동기. 권씨는 녹음동기에 대해 『대우중공업의 정호신 전무가 「배신을 당할지 모르니 녹음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은 돈의 뒷거래에서 돈을 줘야 하는 쪽이 돈 받을 상대에게 증거를 만들어 두라고 권유한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다.

주요 내용의 삭제과정도 의문이다. 권씨는 부하직원 이남희씨가 이전장관측에 매수돼 소형테이프를 일반테이프로 재녹음하는 과정에서 「김우중 회장이 20억원을 결재했다」 「4억원을 깎자」 「13억원을 이장관에게 주겠다」는 등의 내용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직원 이씨는 권씨가 5년이상을 데리고 있던 심복인데 어떻게 상대측의 매수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권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녹음테이프의 존재사실을 알고 있는 대우측이 이 전장관에게 이 사실을 알려줬으며 대우측과 이 전장관이 공모, 이 거래를 은폐하려 했다는 것인데 원본 테이프를 완전 폐기하지 않고 일부 내용만 삭제해 권씨에게 돌려주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실존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권씨의 녹음테이프는 아직도 미스터리에 싸여 있다.<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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