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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 회귀」 선택한 일 총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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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 회귀」 선택한 일 총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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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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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선거는 안정을 지향하는 보수바람속에 자민당의 선전으로 끝났다. 소선거구―비례대표 병립제로 실시된 이번 선거는 93년 7월 이후 계속된 연립정권시대를 평가하고 21세기를 앞둔 일본의 미래상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으나 역시 「보수회귀」란 예상을 뛰어넘지 못했다.이러한 선거결과가 앞으로 일본의 정계개편과 우익세력의 움직임 및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시 연립정권을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민당이 어떠한 정당과 손을 잡아도 공산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보수정당이라는 점에서 보수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것이 행여 일본의 극우세력의 발호로 이어지지 않을까 눈여겨진다. 일본의 극우세력은 아직도 군국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 이번 선거 당선자의 80% 이상이 보수성향의 후보이고 망언을 일삼던 극우세력 지도자들이 모두 당선됐다는 점이 그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 야스쿠니(정국) 신사의 공식참배와 독도 등을 영토로 선언한 자민당의 선거공약과 연결시켜 보면 이같은 우려는 얼마든지 현실화할 수 있다. 이들은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의석을 늘린 것을 국민들이 선거공약을 인정한 것으로 오판할 수도 있다.

이념적 견제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민당이 다시 일본정계의 중심축이 된 것을 기대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신진당의 퇴조와는 반대로 앞으로 연립정권안에서 자민당의 입지가 훨씬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떠올리면 이것은 기우만은 아니다.

자민당은 선거결과에 겸허해야 한다. 자민당의 선전은 커다란 이슈도 없는데 다 본질이나 정책에서 차이가 없는 정당의 난립과 정치 무관심속에서 국민들의 안정과 견제심리가 작용한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이는 59%란 전후 최저 투표율과 자민당에 과반수의석을 주지 않은 사실이 말해 준다.

하시모토(교본) 총리의 2기 내각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주변국 등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먼저 안정, 특히 지역안정에 대한 기여이다. 동북아안정은 최근 북한의 잠수함침투사건, 노동1호의 개발 등에서 보듯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자칫 일본이 그 행보를 그르치면 이곳의 평화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자민당의 선거공약과 같은 독선과 오만을 버리고 정책중심으로 정계를 개편, 선거에서 공약한 행정개혁 등을 단행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극우세력의 대두를 억제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 주변국들과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경제대국 일본의 지위를 고양시키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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