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문학의 만남 등 기획 신선/다양한 형식 내용 못따라 아쉬움세계의 최신 현대음악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발전적인 자극제 기능을 해온 범음악제가 올해로 창립 27주년을 맞았다. 범음악제 창립은 당시 국내 창작음악계에서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번 24회 범음악제(10월10∼17일)는 과거와 달리 신선한 기획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호감이 갔다. 즉 과거에 없었던 음악과 문학의 만남인 「백병동과 김영태의 밤」, 영화 비디오 필름 무용과 퍼포먼스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세기 예술에 있어 복합적인 개념의 필연성을 제시하면서 다양화 속에 현대예술의 축제마당으로 치러졌다고 할 수 있겠다. 장소도 작품 장르에 따라 토탈미술관, 문화일보홀, 문예회관 대극장, 독일문화원 등으로 달리 함으로써 청중들이 다양한 현대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음악제의 주제인 「다름슈타트」와 「슈니트케」는 시의적절하긴 했지만 관련 심포지엄이나 세미나가 없어 아쉬웠다. 또 7일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들려주고 보여준 참신한 기획은 돋보였으나 내용 면에서는 즉흥적인 급조현상을 보였다. 여러 장르의 작품을 담으려는 주최측의 노력은 살 만한데 예술적 가치를 우선하는 자세가 더 필요했다. 첫날의 「문학과 음악」, 여섯째날의 「한일 작품교류전」, 마지막날의 「무용과 퍼포먼스」를 제외하고는 내용 면에서 가치가 하락한 것이 태반이었다. 특히 「영화와 비디오들」 「국제현대음악협회 한국회원전」 작품들은 가작에도 미치지못한 습작같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참여작가들의 작가 양심이 의심됐고 반성이 요구된다. 「젊은 작곡가를 위한 워크숍 콘서트」도 더 섬세한 작업태도와 예술성 추구가 있어야겠다.
그 반면 다름슈타트 50주년 사진전과 필름으로 상영된 슈니트케의 오페라 「파우스트 이야기」는 청중들한테 좋은 선물이 됐다. 마지막날을 장식한 「무용과 퍼포먼스」의 작품들은 고도기법의 예술성이 요구됐지만 성공적인 공연으로 음악제를 잘 마무리해주었다.
오늘의 음악을 이끌어가는 현대음악제로서 범음악제는 시대를 정확히 반영하면서 현대음악의 산실이자 축제마당이 돼야 한다. 그리고 청중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오늘날 음악이 어떻게 발전해가야 될 것인가라는 물음의 정답도 이를 통해 제시돼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맞고있는 범음악제가 과거 이야기들만 들려준다면 진정한 현대음악제는 아니다. 오늘날에 걸맞는 미래지향적인 범음악제의 모습을 이제라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김규현 음악평론가>김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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