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은 여전… 당분간 기복 보일듯그동안 주식시장이 가지고 있던 기술적인 문제는 수급불균형에 대한 우려감이었다. 적어도 올해들어서는 그러한 기본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여건은 다시 장내 주가흐름에도 영향을 미쳐 이른바 중소형 개별종목 중심의 매매가 성행하도록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예상했던 경기연착륙이 실패함에 따라 기본적 여건도 중소형 개별종목의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직도 현상적으로는 그런 기류가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최근들어 다소 변화의 조짐을 읽어볼 수 있다. 우선 지난 총선이후 도무지 늘지않던 거래량이 늘고있고 특히 부진했던 대형주의 매매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돈이 풍부해지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힘에 의지해 800선까지 회복하는 반등력도 보여주었다.
이제는 과연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리드하고 있는지 살펴볼 때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전환이다. 연초부터 연착륙을 주장하며 물가안정과 구조개선에 주력하던 정부가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입장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할지 모르나 국민들이 볼때는 사실상 경기진작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래의 금리수준을 10%로 예시하고 저금리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부분은 많은 경제주체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98년이후에는 금리를 한자리 수에 머물게 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히고 있어 특히 장기자금 시장에 변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장기투자시장이다. 그래서 장기적인 경기흐름이 주가를 이끌고 장기금리가 수요를 자극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정책변화는 주식시장에 아주 민감한 내용을 담고있고 이러한 조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 최근 주식시장 동향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경제활성화 대책이 어떻게 성과를 이룰 것인지도 향후 주식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이러한 기대를 표현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한마디로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경제의 회복가능성에 회의적이고 당장 눈앞의 인기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의 경제운용 전망이 계속 빗나가고 있어 이런 계획에 대한 효과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경제원리로 보아 어떤 형태로든 실물경제 시장의 반응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도 결국은 장기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단기 불안감때문에 기복을 보이는 과도기적 상황이 계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구도와 흐름의 변화를 시사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엄길청 아태경제연구소장>엄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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