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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만능시대/전화·보험·이사·꽃배달·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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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만능시대/전화·보험·이사·꽃배달·장례식

입력
1996.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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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긁기만 하세요”/마일리지 등 서비스경쟁도직장인 지갑속에 최소한 한 두장쯤 들어 있는 신용카드. 외모는 마그네틱테이프나 페인트로 적당히 치장을 했지만 속은 가로 8.6㎝ 세로 5.4㎝의 얇팍한 플라스틱 조각일 뿐이다.

최근 몸집은 그대로인데도 몸놀림이 무척이나 유연해졌다. 사람부리는 재주가 보통이 아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궁색한 호주머니를 일시 채워주거나(현금서비스) 물건값을 대신 치르는(대금결제)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수백만원대의 병원비나 변호사수임료까지 척척 해결하고, 목돈도 마련한다. 국제전화를 걸거나 기차표 항공권은 물론 호텔 콘도를 예약하고, 말 한마디면 보험가입도 끝이다.

선물이나 꽃 케익도 배달시키고, 극장 경기장 입장권도 끊어 준다. 이사나 웨딩·장례 절차도 한번에 뚝딱이다.

신통성은 갈수록 대단하다. 신용카드사들의 서비스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먹고 산다.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부담자는 다르지만 수수료가 붙는다. 서비스는 곧 카드사들의 상품인 셈이다.

현금서비스를 20일에서 50일가량 받을 때 내는 1.3∼2.9%의 이자가 수수료이자, 카드사의 매출이다.

또 매장 음식점 호텔 등 가맹점 수수료 2∼5%도 마찬가지. 물론 후자는 이용자가 아니라 업주 부담이다. 작년 한해동안 카드 이용실적은 49조원. 수수료가 평균 3%인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들의 매출은 총 1조4,700억원에 달한다. 『3%를 잡아라』가 카드사들의 지상 최대 과제가 됐다.

국민 비씨 삼성 LG 외환 장은 다이너스 등 국내 업체들은 신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한국통신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국제전화를 카드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40여개국 현지에서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이용, 한국어 서비스와 함께 국내요금으로 전화할 수 있는 「데이콤비씨폰」도 운영중이다.

국민카드는 국내선을 대상으로 무항공권 탑승제도를 마련, 예약번호만으로 공항 체크인 데스크에서 보딩패스를 받아 곧바로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카드는 통신판매용으로 아이디어상품에서부터 특산물까지 700여종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에만 두 곳에 웨딩문화센터를 두고 예식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카드는 20, 30대 여성을 위한 레이디카드를 만들어 의류 가구 레저 매장, 미용실 등에서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고, 외환카드는 VIP전용 상담데스크를 운영중이다.

이들 서비스는 수수료나 이용폭에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각 사에서 대부분 제공된다.

카드업계가 의류 호텔 여행사 가구업체 등과 손잡고 상품구매때 할인헤택은 물론 무이자할부까지 제공하는 제휴카드는 프로야구팀 해외 유명호텔 정유 및 자동차업체로 대상이 확대되는 추세다.

제휴카드를 이용하면 최고 50%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등장한 자동차카드의 경우 일반 제휴카드의 서비스제공은 물론 사용금액의 0.8∼8%까지 적립, 그 회사 자동차를 구입할 때 되돌려 준다.

각 사들은 회원확보를 항공사들과 제휴, 이용실적에 따른 마일리지를 제공하거나 별도로 선물을 주고 있는데 비씨의 「탑포인트서비스」, 삼성의 「베스트포인트서비스」, 국민의 「빅맨보너스」 등이 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의 종류를 모르거나 아예 외면하는 회원도 있지만 차츰 이용이 느는 추세이며 서비스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 이용 주의할 점/분실·도난 사용따른 사고가 전체 70%/빌려주거나 사채업자 대출이용 “금물”

신용카드는 편리한 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 카드발급수는 3,247만장을 넘어섰다. 최근 서울시에 사는 20∼50세 성인남녀 300명 대상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68%가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중 1∼3개 보유한 사람이 86.3%로 가장 많았고, 4∼6개는 10.3%, 10개 이상 가진 사람도 2%나 됐다.

응답자들은 카드를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으로 비싼 수수료와 연체료, 부족한 가맹점수, 분실의 위험 등을 꼽았다.

실제 가맹점과 관련, 종합병원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등 대학병원 22개, 삼성의료원 등 의료재단 57개, 국립의료원 등 공사관련 32개등 모두 132개가 가입해 있다. 하지만 전국병원중 신용카드를 이용해 진료비를 낼 수 있는 곳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카드업계에서는 또 카드사고의 70%가량이 분실 또는 도난사용에 의한 것이라며 회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카드결제시 회원 본인이 보는 앞에서 매출표를 작성토록 하고 기재사항과 거래금액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카드를 빌려주거나 사채업자에게 불법대출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편 타임지 최근호가 소개한 신용카드 사용법은 우리 소비자들도 주목해 볼 만하다.

「타임」은 『카드회사들이 신규회원 확보에 혈안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흥정이 가능하다』며 ▲인상된 수수료와 이자를 지불하지 마라 ▲탈퇴하겠다고 해라 ▲약관을 자세히 검토하라 등이다. 현행 약관을 보호하는 주가 있고, 이탈을 막기위해 양보안을 내놓을 것이며, 유혹적인 수수료율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우리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염두에 둘 만하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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