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여야 주도권 다툼 장 전망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비리의혹사건이 정치권에 던진 충격파는 간단치가 않다.
「안보정국」의 와중에서 터진 군사기밀 유출 등 의혹은 움츠러 들었던 정국 분위기를 1백80도 반전시켜 놓았다. 여권은 이번 사건이 개혁정부의 도덕성을 크게 훼손시킨 것으로 보고 당황하고 있다. 『대단히 통탄스러운 일』이라는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의 논평에서 여권의 충격과 고민을 엿볼 수있다.
여권이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장관에 대한 수사를 서두는 것도 같은 맥락인 셈이다.
반면 야권이 연일 공세를 취하는 것은 그동안 위축된 안보정국에서 탈피, 이 사건을 계기로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 전장관의 비리의혹을 폭로한 국민회의측은 말할 것도 없고 자민련도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강릉 무장공비침투사건이후 수세적 분위기속에서 계속 여권에 끌려다니다 시피한 야권으로서는 이 전장관 사건이야말로 국면 전환을 위한 호재로 여길만 하다. 야권은 이미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하고 나섰다. 야권은 이번 사건을 정기국회의 최대 정치쟁점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여권을 궁지로 몰아붙이겠다는 자세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국방장관이 군수비리를 저지르는 마당에 국방비 증액문제가 대국민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안보정국속에서 발생한 이 전장관의 군사기밀 유출의혹사건은 총체적인 「안보점검」의 필요성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향후 전개될 정치권의 안보공방은 여권 「안보논리」의 허실을 따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우선 이번 정기국회에서 현정부의 개혁작업 평가 및 비리의혹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정국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치 양보없는 대결 양상을 띨 것으로 보여 상당기간 긴박한 정국분위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