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사보·글로벌 오디오 방송 등/정보 신속공유·토론장·복덕방역까지/사원 참여 유도·일체감 조성 호응 높아중국 베이징(북경)에 근무하는 LG―EDS시스템 이모 차장은 이제 외롭지 않다. 지난달 1일부터 회사측이 개설한 인트라넷 사보를 통해 서울 소식을 같은 시간에 속속들이 접할 수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한달에 한번 나오는 사보, 회사의 공지사항만 전달하는 전자게시판을 통해서만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전자사보를 결합한 인트라넷 사보 「사이버 빌리지」를 통해 회사소식은 물론 국내 20여개 신문의 주요 기사도 받아 볼 수있게 됐다. 게다가 현지의 어려움이나 외국생활에서 느끼는 소감 등을 사이버빌리지에 띄우면 즉시로 반응이 나타나 마치 서울본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사이버빌리지의 메뉴는 ▲뉴스·뉴스 ▲경영은 이렇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화광장 ▲벼룩시장 ▲금주의 소사 ▲각종 유머와 개그를 담은 「푸하하」 등 다양하다.
이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직원들 사이에 사랑방으로 통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임직원들이 시사적인 주제를 놓고 즉석에서 온라인 토론을 벌이는 장으로 최근에는 경찰의 과다노출행위 단속를 놓고 열띤 공방이 일기도 했다. 「벼룩시장」은 당초 임직원들의 개인물품을 공개적으로 거래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현재 주로 방을 구하고 세놓는 사내 복덕방 역할을 하고 있다.
정보처리전문업체인 LG―EDS측은 인트라넷이 신속하게 서로의 정보를 교환할 수있어 지방과 해외에 흩어져 있는 3,300여 전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유도와 일체감 조성에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호응도가 높아 곧 동화상까지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컴퓨터통신을 활용한 전자사보, 정기적으로 발행하던 인쇄사보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지 오래이고 인터넷이나 오디오 비디오를 활용한 새롭고 다양한 사내 컴뮤니케이션 수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내 언로의 멀티미디어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주)선경은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1일부터 30여개국에 진출해있는 50여 해외지사에도 글로벌 오디오방송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에 오디오 기능을 활용한 이 방송 실시로 남아공 요한네스버그에서 파키스탄 카라치, 인도 뉴델리, 브라질 상파울루까지 전해외지사원 900여명은 출근과 동시에 30분간 본사에서 보내는 서울 소식을 듣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올초부터 격월로 비디오 사보를 발행하고 있다. 영상세대인 신세대 취향에 맞춰 비디오로 회사소식 신제품정보 등을 소개하고 있다. 비디오사보의 핵심은 최고 경영자와 사원들의 만남의 장인 「궁금해요」코너. 이 코너에 최고 경영자가 등장, 회사경영현황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경영혁신에 전사원이 동참할 것을 호소해 사내에 잔잔한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일선에서 뛰는 사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영상의 문제점과 애로사항등을 최고 경영자에게 직접 알리는 현대판 신문고 제도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포항제철은 8월부터 그동안 총무부에서 일괄적으로 받아오던 직원들의 의견수렴을 최고경영자가 직접 챙기는 「최고경영자 직행로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포항제철 직원이면 누구나 회사의 경영과 관련된 의견을 최고경영자에게 바로 전달케 하는 것으로 포철은 15일 이내에 본인에게 처리결과를 통보토록 하는 이행 규정도 마련했다.
한국중공업은 최근 사장 직통 핫라인을 개설, 사내 컴퓨터망과 팩시밀리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삼성그룹은 직소제도를 다른 기업보다 뒤늦게 도입했으나 현재 최고 경영자와 현장간에 가장 다양한 형태의 언로를 열어두고 있다. 그룹내 전자통신시스템인 「토픽스」와 사보엽서를 통한 하의상달 통로를 만든데 이어 이건희회장의 한남동 자택에 전화와 팩스를 따로 설치해 협력업체와 현장사원들의 불만을 직접 듣고 있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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