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4개월 법정투쟁 암걸려 사경 헤매/“교통사고 잘못없다” 재판부 출장판결【부산=박상준 기자】 2년4개월간 법정투쟁을 벌이다 암에 걸려 식물인간 상태가 된 40대 버스 운전기사가 병상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종대 부장판사)는 18일 김인호 피고인(46·부산 북구 화명동 428의 15)에 대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죄 대법원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전방 주시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증거가 없고 순간적으로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사고를 낸 점이 인정될뿐 아니라 핸들 급조작도 당시 전방 횡단보도에 귀가중인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발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부산 삼진여객소속 버스운전기사였던 김씨는 94년 6월11일 하오 1시30분께 부산 5자3839호 시내버스를 몰고 부산진구 전포1동 편도 1차선의 경사 15도 내리막길을 운행하던중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자 핸들을 우측으로 급조작하는 바람에 차량이 인도로 뛰어들어 행인 전모양(당시 14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며 지난 7월9일 대법원으로부터 원심 파기환송판결을 받았었다.
김씨는 장기간 법정투쟁을 벌이던중 간암이 발병해 지난달 20일부터 부산 동아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하오 1시20분께 이례적으로 김피고인의 병실에 찾아가 출장선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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