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 부채 탕감되면 내년 정상화”/불 일정지원 약속… 매출 12조원 최대 가전사될 것/위성방송수신기 등 첨단 미래기술 이전도 기대대우전자의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사 인수는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이 만들어낸 또다른 「사건」이다. 처음 프랑스정부가 외국기업의 입찰을 불허했을때 대우는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 투자한 우리가 왜 자격이 없느냐』며 밀어붙여 결국 강력한 경쟁자인 현지 알카텔 알스톰그룹을 제치고 톰슨인수에 성공했다.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시장 재임당시부터 가까이 지냈던 김우중 그룹회장이 『정치적 영향력이 필요하다면 밀어주겠다』며 막후 지원했고 배순훈 전자회장이 밤낮없이 현지 정부와 언론, 톰슨의 중역들을 만나 설득했다.
대우는 특히 매출 365억프랑, 총자산 240억프랑의 톰슨을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1프랑(160원)에 인수, 적은 종잣돈으로 거대공룡을 삼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현지에서는 「국민의 자존심」인 톰슨을 덥석 삼킨 대우와 한국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다시 봤다』는 표정이다.
톰슨인수작전을 진두지휘했던 배회장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3개월간 계속된 현지 언론과의 마라톤 인터뷰는 박사학위 면접보다도 힘들었다』고 소감을 말한뒤 인수배경과 경영계획 등을 밝혔다.
다음은 배회장과의 일문일답.
―인수금액 및 조건은.
『톰슨의 부채규모는 160억프랑에 달한다. 현재 프랑스정부가 이번에 매각한 톰슨CSF와 톰슨멀티미디어에 110억프랑을 지원, 부채를 탕감해주기로 했다. 이중 대부분이 톰슨멀티미디어에 배분될 전망이며 나머지 부채가 실질적인 인수금액이 될 것이다』
―현지 기업을 제치고 인수업체로 선정된 배경은.
『생산능력의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향후 5년간 유럽에 투자할 26억달러중 15억달러를 프랑스에 집중하고 5,000명정도를 추가 고용하겠다는 계획도 높은 점수를 얻은 것 같다』
―톰슨인수로 기대되는 효과는.
『연간 TV생산량이 800만대에 이르는 톰슨인수로 대우는 매출 12조원의 세계 최대 가전메이커가 될 전망이다. TV하면 대우, 그리고 한국을 떠올리도록 만들겠다. 이밖에도 톰슨인수로 로열티수입은 물론 인공위성방송수신기 등 미래 멀티미디어기술 이전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향후 경영방안은.
『전세계 36개 생산기지중 경쟁력 없는 공장은 문을 닫아 생산비용을 10% 절감하겠다. 대우의 「탱크주의」경영이념을 접목시키기 위해 경영진도 파견할 예정이다. 당장은 불안해하는 종업원들부터 만나봐야 할 것 같다』
―톰슨 경영정상화에 어려움도 예상되는데.
『지난해 약간의 손실을 냈지만 부채가 탕감된다면 내년부터라도 정상화가 가능하다. 톰슨은 재무구조가 아주 튼튼한 편이다』
―톰슨인수과정에서 느낀점이 있다면.
『프랑스의 공기업민영화 과정을 보고 배운점이 많다. 대우가 참여했던 한국중공업 인수과정과 비교해볼때 이번 입찰은 매우 공정하고 민주적이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