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천재요절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석천탁목·1896∼1912)의 대표시선집 「슬픈 장난감」이 한국문원에서 번역돼 나왔다. 한국다쿠보쿠학회장을 맡고 있는 중앙대 일어일문학과 황성규 교수(63)가 번역한 시선집은 다쿠보쿠가 개척한 삼행단가 150여수를 묶었다.기존의 전통단가는 귀족이나 학자들이 자연과 인생, 사랑 등의 제한적인 주제를 노래하던 것이었는데 반해 다쿠보쿠는 자신의 삶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진솔하게 표현, 단가의 주제를 일반 서민의 애환이 깃든 생활로 확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빨갛게 칠 된 조선국 지도 위에 까맣게 먹칠을 하면서 가을 바람 소리 들으니//가을 바람은 우리 명치 시대 청년들의 위기를 슬퍼하는 얼굴 스치며 분다//폐쇄적 시대의 현상을 어이하랴 가을에 접어들어 이같이 생각하네」
「9월9일 밤의 불평」이라는 이 단가는 조선이 일본에 합방된 날로부터 11일째인 9월9일에 쓴 것으로 조국을 잃은 한국민의 심정을 안타까워함과 동시에 합병을 강행하는 일본정부에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어 우리들에게 더욱 남다른 느낌을 주는 단가이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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