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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불 톰슨 멀티미디어사 인수

입력
1996.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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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업체 부상… 유럽·미 진출 교두보 확보/만성부채 30억불·근로자 반발·자금압박 등은 숙제로대우전자가 유럽 2위의 가전업체인 프랑스 톰슨 멀티미디어사를 인수했다.

프랑스정부는 16일 상오 10시(현지시간) 국영기업체인 톰슨그룹 인수업체로 자국의 라가르데르그룹과 대우전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라가르데르그룹은 방산부문인 톰슨CSF사를, 대우는 톰슨멀티미디어사를 각각 인수하게 됐다.

국내 3위의 가전업체인 대우전자는 프랑스 최대의 가전업체이자 필립스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톰슨 멀티미디어사를 인수함으로써 단숨에 세계 최대의 가전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대주주이자 RCA브랜드로 미국 TV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톰슨 인수로 대우는 유럽과 미국진출의 교두보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톰슨 인수금액은 공식적으로 1프랑(160원)이지만 톰슨이 안고 있는 부채규모가 실질적인 인수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톰슨사 사장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지위보장은 물론 5,000명의 추가고용 창출을 약속, 최근 고용정책 실패로 도마위에 올라있는 프랑스정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톰슨을 2년내에 흑자 전환하고 프랑스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대우가 강력한 경쟁후보였던 현지 알카텔 알스톰그룹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올해초만 해도 프랑스내에는 『자국 기업을 황색인종인 한국인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지만 대우의 강력한 세계경영 드라이브가 결국 경쟁을 승리로 이끈 셈이다.

대우가 톰슨을 인수한 것은 TV사업에 대한 강력한 집착때문이다. 대우는 『TV가 앞으로 상당기간 세계 최대의 가전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TV의 미래를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 TV업체들이 연간 4%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우는 10년 넘게 연간 30%의 놀라운 기세로 성장해왔다. 대우측은 『세계 TV시장은 증가일로에 있으며 급격한 인구증가와 소득수준 향상, 강력한 보호주의 경향을 띤 제3세계 개도국시장은 더욱 급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VCR 캠코더 등은 물론 디지털위성디코더 디지털TV 등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톰슨 인수로 대우는 21세기 멀티미디어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그러나 톰슨 인수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톰슨은 모두 30억달러에 달하는 만성적인 부채를 안고 있으며 95년 73억달러 매출에 7,04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2억1,8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 근로자들도 『정부가 프랑스와 근로자, 그리고 기술마저 팔아 치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향후 경영의 난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인수에 따른 자금압박, 현지화 경영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배순훈 대우전자 회장은 이와 관련,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인수금액 및 조건, 향후 계획 등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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