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위장인물과 약혼/비밀정보 빼내다 양심 가책/슈타지,가짜신부 파견해/「그녀 고해성사」 들어주며 “죄 아니다” 안심시켜 활동케구서독 국방부에서 비서로 일했던 한 여성이 30년동안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가 제공한 애인들과 밀애를 나누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기밀을 동독측에 넘겨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15일 63∼90년 국방부와 브뤼셀의 나토주재 서독대표부에서 일했던 이 여성(60)에게 집행유예 18개월에 벌금 5,000마르크(270여만원)를 선고했다. 이 여성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슈타지는 처음에 특수연기교육을 받은 로메오라는 요원을 덴마크 언론인으로 위장시킨 뒤 이 여성과 약혼까지 하며 비밀정보를 캐내게 했다. 이 여성은 한때 기밀문서 유출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스파이 행위를 중단하고 고해성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슈타지는 로메오로부터 이같은 상황을 보고받고 비밀요원을 코펜하겐으로 급파했다. 이 요원은 신부로 위장, 고해성사를 받은 뒤 『죄가 아니니 걱정말라』고 안심시키고 스파이 활동을 계속하도록 용기를 북돋았다.
로메오는 60년대 중반 『회사의 재교육 때문에 몇개월 동안 볼 수 없게 됐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으나 곧 이어 다른 슈타지 첩자가 맹렬한 구애작전 끝에 이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년 뒤에는 역시 슈타지가 보낸 「제3의 연인」이 같은 임무를 수행했다.
이 여성은 법정에서 애인들에게 넘겨준 서류나 편지가 덴마크 정보기관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베를린=연합>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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