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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자긍과 각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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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자긍과 각오(사설)

입력
1996.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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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세계에 내놓을 만한 이렇다 할 기업이 없다.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육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원으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해 들어가고 있는 나라가 내세울 만한 세계 일류 기업과 상표가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포항제철이 세계 1위의 철강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치사를 통해 「세계 철강 역사에 신화를 기록한 포항제철」을 격려하면서 「명실공히 세계 제일의 철강회사」가 되라고 당부한 것도 세계1위 기업의 탄생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자긍심을 대변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포항제철은 공기업으로서 보기 드물게 높은 경영효율을 발휘해서 다른 선진국들이 1백년 동안에 한 일을 30년만에 이룩해 냈다. 조업을 시작한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일이 없고 투자재원의 조달을 자체 힘으로 해결해 왔으며 양질의 철강을 싼값에 공급해 국내 공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철은 공업의 쌀이라고 한다. 포항제철이 국제가격보다 낮은 값에, 수출가격보다 더 싼 값에 공급해 준 양질의 철강이 없었더라면 우리 공업의 발전이 훨씬 늦어졌을 것이다. 오늘의 포항제철이 있기까지 헌신적으로 일해 온 포철 임직원들과 포철의 효율적 경영을 뒷받침해 준 정부의 관계 당국자들은 국민적 격려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세계 1위의 철강기업으로서 포철은 새로운 각오로 세계 최고수준의 경영효율과 무적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포철과 관련해 주문하고 싶은 것은 첫째, 독과점 업체로서의 횡포와 폐해에 대해 겸허한 자기반성이 있어야겠다는 점이다. 원료공급을 받는 관련 업계에서 적지않은 불만이 제기돼 왔다는 점을 유의하고 더욱 철저한 시정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공기업으로서 경영의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요인에 대해서도 과감한 수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4∼5위의 재벌그룹 수준으로 비대해진만큼 조직과 경영면에서 민간기업 못지않은 일대쇄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공기업 민영화정책과 관련해서 정부가 포철의 장래를 불안하게 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주식의 50%가 국민주로 돼있는 포철은 명실공히 국민기업이다. 핵심적 기간산업으로서 공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세계수준의 경영효율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을 명분없이 민영화한다는 것은 공연한 의혹과 분란만 일으킬 뿐이다.

넷째는 철강산업에도 이제는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철강산업을 더 이상 독과점 체제로 이끌어 나갈 이유가 없다. 포철이 밖에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경쟁을 통해 더욱 체질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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