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S 도입 전력 집중/설계·생산·거래·재고 등 정보공유로 시간·비용 절감/크라이슬러사 「네온신화」로 적자탈출 대표적 사례미국의 크라이슬러사는 93년말 신차 네온을 개발, 재기에 성공했다. 네온은 94년 1년간 30만대가 팔릴 정도로 불티나게 팔려 10년이상 미국시장을 휩쓸던 일제차를 누르고 베스트셀링카가 됐다. 덕분에 93년 25억달러에 달하던 적자는 단숨에 흑자로 돌아섰고 흑자규모도 37억달러(94년)에 달했다.
미제차가 일제차를 처음으로 누른 「네온신화」의 주역은 광속 전자상거래(CALS)였다. 5억달러를 들여 빛의 속도로 모든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컴퓨터시스템을 구축했고 이 칼스체제에 의한 첫작품이 네온이었다.
단 한장의 도면없이 컴퓨터로 설계하고 설계도안은 그대로 자동화한 생산설비에 입력됐으며 전지역의 판매망으로부터 주문, 하자보수요구등의 모든 정보가 컴퓨터로 집결됐다. 부서별·공정별로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곳에 집결시켜 놓아 설계 생산 거래 재고 애프터서비스까지 전과정을 그동안 며칠씩 걸리던 것을 10분이면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신차 개발비와 기간을 기존차종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였고 각종 경비도 절감해 네온은 값싸고 서비스 좋은 차의 대명사가 됐다.
보잉사는 92년 보잉777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칼스체제를 도입해 공동개발에 참여한 일본의 미쓰비시 가와사키중공업과 프랑스의 닷소시스템사 등과 설계 부품 생산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유, 각 공정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AT&T는 칼스 도입으로 전체 공정기간을 40%, 불량률을 30% 낮췄으며 휴렛 팩커드도 개발기간을 35% 단축했다.
민간기업들의 칼스도입이 효과를 발휘하자 미국정부는 현재 200여개 업종별 칼스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보표준화 및 공유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한걸음 더나아가 기업과 산업 정부정보망을 연결하는 국가정보기반망(NII)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칼스도입으로 쓰러져 가던 크라이슬러가 회생하듯 미국정부는 세계 최고의 정보인프라를 무기로 일본에 빼앗긴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명예를 되찾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유럽에서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이 중심이 된 칼스유럽이 활동중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맹국들은 칼스나토를 결성해 칼스에 대한 정보교환과 표준화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국가간 정보통신망(TEN)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도 더이상 미루다가는 다음 세대에서 경제대국의 자리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뒤늦게 정부 기업 언론이 앞다퉈 칼스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정부는 5월 통산성내에 칼스기술연구조합을 설립한뒤 일본 기업의 칼스도입 지원에 나섰고 칼스 원천기술을 축적해 중국과 동남아등에 수출할 계획도 잡아 놓고 있다.
여기에 비하면 한국은 칼스에 대한 이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칼스문맹국」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10개 업체가 정부로부터 시범업체로 지정받아 칼스도입을 시연하고 있을 뿐이다. 삼성전자는 시연결과 재고는 10%, 부품수는 20% 이상 줄일 수 있어 칼스도입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친 정보망은 무역자동화망이 고작이다. 그나마 신용장에 의한 외환결제와 통관만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고 가입무역업체도 전체(7,901개사)의 25%(1,950개사)에 불과하다.
또 그밖의 수출입업무는 아직도 수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출외에 기업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창업 특허 기술 경영에 관한 정보는 이제 데이터 구축단계에 들어갔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21세기의 산업경쟁력은 정보화에 달려있다며 여기저기 산재한 산업정보를 정리하고 전자화해 손쉽게 경제주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야 말로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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