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용 부담 선진국 1.5배수준 “아직은 낙후”/차량·화물추적시스템 등 도입 경쟁력 강화나서「48조원(94년기준)」. 국내에서 한해동안 각종 산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총 물류비용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5.7%를 차지하는 규모다.
미국은 물론 경제규모에 걸맞게 물류비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GDP 대비 물류비용은 10.5%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과 유럽국가들도 11%수준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그만큼 돈을 덜 들이면서 물건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물류비용부담의 차이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교통난 때문만은 아니다.
물류에 관한 각종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이용하지 못하는 원시적인 물류여건이 교통난에 못지 않게 물류비용을 높이는 「주범」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교통개발연구원은 교통난과 물류정보화수준이 6대 4 비율로 물류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로 낙후된 물류정보화여건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선진국들의 물류정보화실태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물류비용부담이 이처럼 높은 원인을 알 수 있다.
일본의 3대 화물운송업체중 하나인 세이노(서농)사. 이 업체의 정보센터에 들어서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운행중인 차량의 위치와 화물적재 여부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위성위치정보확인시스템(GPS)과 무선데이터통신 등을 통해 정보센터와 전국의 화물차량을 연계하는 차량·화물추적시스템 덕분이다. 세이노사는 이 시스템을 활용, 화물차량이 목적지까지 운행한 후 그지역의 위탁화물에 관한 정보를 정보센터로부터 받아 화물을 싣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해 공차률(공차율)을 낮추고 교통난을 완화하는데도 성공했다.
이뿐 아니라 세이노사는 화상단말기를 갖춘 차량에 운행중인 지역의 도로와 교통상황을 신속하게 전달, 최단시간에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첨단주행안내시스템도 가동중이다. 미국도 이미 89년부터 14만여대의 차량에 GPS를 운영, 물류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84년부터 항만의 화물처리를 온라인전산화하는데 성공, 컴퓨터키보드만 누르면 수출입화물운송 통관절차 등을 즉석에서 처리하고 항만과 화물에 관한 각종 최신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싱가포르는 덕분에 화물운송에 필요한 문서처리시간을 2∼4일에서 15분으로 단축하고 화물처리시간도 경쟁국의 8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국가들도 80년대말부터 국가별 특성에 맞는 물류정보화시스템을 개발, 화물운송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뒤늦기는 했지만 지난해부터 종합물류정보망 구축에 나서 올해말 시범서비스를 거쳐 98년부터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서비스가 실시되면 화물운송 등 물류서비스 이용자들은 관련기관을 찾아다닐 필요없이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으로 화물위탁 통관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화물에 관한 쉽게 정보를 챙길 수 있게 된다.
또 운송사업자들은 일본 등에서 실시중인 차량·화물추적시스템 이용이 가능해지고 운행중인 차량에 작업지시도 내릴 수 있게 돼 물류효율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물류정보망을 관세청 해양수산부 등의 전산망과도 연계해 전자민원서비스를 제공하고 2000년이후에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해 보다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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