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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취업대전/감량경영 30대 그룹 올 채용증가율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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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취업대전/감량경영 30대 그룹 올 채용증가율 미미

입력
1996.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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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당락 최대변수… 인터넷 통한 모집도하반기 취업대전이 시작됐다. 12월1일 일제히 실시되는 대기업 입사시험을 앞두고 롯데 동양 해태그룹 등이 최근 원서접수에 들어갔으며 국내외에서 대규모 채용박람회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취업희망자가 1만명정도 늘어나는 반면 30대 그룹 채용인원은 불황 및 감량경영의 여파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묶일 전망이어서 사상 유례없는 취업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취업정보 전문업체인 리크루트사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의 하반기 채용인원은 1만7,600명정도로 지난해 1만6,669명보다 소폭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매년 10∼20%에 달했던 채용규모 상승폭이 올해는 5%안팎에 그쳐 「체감 취업문턱」은 더욱 높아진 셈이다.

30대그룹 가운데도 삼성 선경 한진 한화 두산 대림 효성 동국제강 진로 코오롱 뉴코아 등 상당수 그룹이 지난해보다 최고 350명까지 감량채용을 선언했고 금호 한라그룹 등은 채용인원을 동결하기로 했다. 반면 대우그룹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500명 증원했으며 롯데 동아 동부 한일 등 유통과 건설업이 주력인 기업들도 50∼70명씩 늘려잡았다. 그룹별 업종별 채용전선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더욱 좁아진 취업문을 통과하려면 우선 면접부터 뚫어야 한다. 지난해 시작된 채용파괴가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필기 대신 면접, 학벌보다는 자질을 중시하는 전형방법이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당락을 결정짓는 최대 기준으로 등장한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않고는 최종 합격자명단에 오르기 힘들다.

올해는 실무자와 임원급들이 번갈아 하는 다단계 면접이 각그룹마다 보편화했고 질문내용과 평가방법도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다. 전문성있는 주제에 대해 의견과 소신을 밝히는 프리젠테이션 면접, 면접관이 응시자의 학력과 출신지를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실시하는 블라인드 면접, 「엉뚱한」 상황을 제시하고 대처방법을 묻는 시추에이션면접, 합숙-노래방-호프집 등 장소파괴 면접까지 등장했다.

이와함께 올해는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한 사이버채용, 계열사별 공채, 필요인원을 수시로 선발하는 상시채용, 대학가·채용박람회 등에서 즉석 면접을 통해 인재를 뽑는 현장채용제도 등 신채용기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취업의 기회를 넓히려면 무엇보다도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두는게 중요하다. 취업도 정보전인 셈이다.

상시채용제를 도입한 그룹은 현대 대우 선경 기아 한보 동부 삼환기업등. 이 가운데 선경은 아예 공채제도를 폐지했고 나머지그룹은 일반공채와 병행하고 있다. 채용비용 축소 및 인력관리의 효율화를 위해 이 제도는 각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하는 기분으로 상시채용기업 PC통신망에 자신의 이력서를 띄워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밖에도 창의력 수리력 인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인성·적성검사, 사회봉사 및 국제화경험, 토익점수 등이 취업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필기가 폐지되면서 적성 및 직무능력검사는 삼성 LG 선경 한진 한화그룹 등으로 확산됐고 응시원서를 낼 때 영어·제2외국어 공인성적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그룹이 늘고 있다.

◎업종따라 엇갈린 취업기상도/섬유·증권·건설 “흐림”/정보통신·유통 “맑음”

섬유 증권 건설은 「흐림」, 정보통신 유통은 「맑음」―.

올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채용에서 업종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취업정보전문업체인 인턴사에 따르면 불황속에서도 빠른 성장가도를 달리는 정보통신, 신업태 진출이 활발한 유통업계는 신규채용을 대폭 늘리고 제약 보험 자동차 등은 평년작 수준, 침체기를 맞은 섬유 증권업계는 긴축채용을 할 전망이다.

우선 전자업계는 반도체경기 하강과 수출부진에도 불구, 작년 수준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호황시절 비축한 힘을 바탕으로 삼성 현대 LG전자는 각각 1,000명이상, 대우전자는 25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그러나 빅4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는 채용을 축소하거나 아예 하지않을 방침이다.

스카우트전쟁이 한창인 정보통신업계는 대부분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10%이상 늘려 잡는등 쾌청한 기상도를 그리고 있다. 유통업계도 할인점 등 신업태 진출 열기로 채용인원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불황의 여파가 큰 섬유·의류업종에는 비가 내릴 전망이다. 삼풍(주) 세계물산 신원 한창 등만이 지난해 수준의 채용을 계획중이다. 백양 풍연물산 삼도물산 등은 채용계획이 없는 상태다.

「인기 에베레스트」로 꼽히는 금융업계에서는 은행이 점포개설 자유화의 영향으로 채용인원을 소폭 늘리거나 현상유지하고 보험은 작년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한때 인기 상한가를 기록했던 증권사는 증시침체의 여파로 고려 대유 동아 등을 제외한 대부분 회사가 감축채용, 또는 제자리 걸음을 할 전망이다. 덕산 우성 건영의 부도, 아파트미분양사태, 해외수주 불황 등은 건설업계의 채용불황을 부채질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대부분 작년보다 10%정도 채용규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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