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효율 구조개선 결연한 의지/삶의 질 향상 복지사회도 도모김영삼 대통령이 14일 발표한 정보화전략은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키고 21세기 복지국가로의 진입을 위해 정보화를 앞으로 국정운영의 핵심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정부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말레이시아등 개도국까지 정보화를 국가생존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외변화에 대응, 정보화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보화전략의 핵심은 정보화를 통해 사회전반의 효율성과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일석삼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보화를 통해 21세기의 정보사회 선진사회 복지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목표이다. 정부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선진·복지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보화가 가장 확실한 정책대안이라고 판단, 정보화를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선언했다.
정부는 우리경제의 고질인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정보화를 꼽고 있다. 스위스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가경쟁력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23위의 말레이시아, 26위의 중국보다도 뒤져 27위에 머물렀다. 국가경쟁력의 저하는 국내경제가 지난 30년동안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을 근간으로 성장해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동맥경화증에 걸려 구조적인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가장 적은 투자로 국민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 복지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보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원격교육과 원격의료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질좋은 교육 및 의료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환경 및 재난 재해의 정보화 및 지역정보화 등을 통해 삶의 질을 한단계 높이겠다는 목표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정보화를 통한 작은 「전자정부」를 만들어야 정부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자정부가 구현되면 행정절차가 대폭 간소화하고 각종 불필요한 규제도 완화돼 행정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다. 또 국민들은 이를 통해 질좋은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세계 경제구조가 컴퓨터 및 통신을 기반으로 한 정보산업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흐름도 정부가 정보화전략을 추진하는 또 다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정보산업을 21세기 주력수출산업으로 지목하고 관련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추진돼온 「초보단계」의 정보화가 범정부차원의 통합된 청사진으로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 사회 각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산업계는 물론 국민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김광일 기자>김광일>
◎정보화 세부중점과제/98년 7기능 통합 전자주민카드/내년 광속전자상거래 시범도입/2000년 물류정보체제 구축/초중고 컴퓨터실 초고속통신망
정부가 14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보화전략은 전자정부구현 산업정보화 복지정보화 정보통신산업육성 법제도정비 통일·세계화에 대비한 정보화 등 6개 세부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전자정부의 구현이다. 전자정부가 등장하면 우선 민원업무가 대폭 간소화, 동사무소나 시청을 한번 방문하면 모든 민원업무를 그 자리에서 처리하는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해진다. 97년에는 의료보험과 국민연금 등 6개 부문과 주민등록정보망과의 공동활용체계가 구축돼 6개 부문에 필요한 주민등록등초본을 내지 않아도 된다. 98년께면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의료보험 등 7개 기능을 합친 통합 전자주민카드도 선보인다.
정보화는 경제에도 엄청난 변화를 미친다. 기업의 생산·거래수단은 모두 전자적으로 이뤄져 97년 광속전자상거래(CALS)와 전자상거래(EC)가 시범 도입된다. 정부는 96∼97년 중소기업의 CALS 도입을 위해 5백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00년까지 종합물류정보시스템이 구축돼 항만 도로 철도 등 화물운송이 원활해지고 과다한 물류비용이 절감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96∼97년 2백80억원을 투자한다.
교육이나 의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2000년까지 초중고교의 83%가 컴퓨터실습실 2개를 갖추고 90%가 초고속통신망으로 연결돼 지방학생들도 전자도서관을 통해 멋진 동화상으로 백과사전을 찾아보며 공부하고 PC통신을 통해 서울에 있는 유명교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또 98년까지 지역보건의료기관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통합외래진료 예약시스템이 개발돼 병원에서 진료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되며 원격의료행위가 본격화한다.<김광일 기자>김광일>
◎정보화회의 표정/청와대 첫 종이없는 회의/김 대통령,직접 컴퓨터 다루며 주재/인터넷 중계 일반인들도 접속 가능
14일 상오 김영삼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정보화추진확대보고회의는 처음으로 컴퓨터와 멀티비전만 설치한 화상회의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 말씀자료와 지시사항, 각종 보고자료와 노트 등 두툼한 서류를 책상위에 쌓아놓고 하던 종전의 회의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일체 종이와 펜이 없는 「페이퍼리스(paperless) 회의」의 형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김대통령은 책상위에 놓인 데스크탑 컴퓨터의 마우스를 클릭, 17인치 모니터에 나타난 내용을 보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보화 전략」에 관해 연설했으며 이때 화면에는 요약된 내용과 그래픽이 나와 참석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이에 앞서 강봉균 정보통신장관도 펜티엄급 노트북을 책상위에 놓고 미리 입력시킨 정보화 추진내용을 보고했고 참석자들은 41인치 멀티큐브 16개로 만든 대형화상을 통해 회의 전과정을 실감나게 지켜봤다.
김대통령의 연설에 이어 「국가경쟁력, 정보화로 승부한다」는 제목의 10분짜리 영상물이 대형화상으로 비쳐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회의내용을 메모하는 것을 금지했기때문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은 회의가 끝난뒤 회의내용이 담긴 플로피디스크를 복사, 참석자들에게 나눠주었다. 또한 회의내용은 정보EXPO추진위가 개설한 「정보EXPO 96 센트럴파크」라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seoul.park.org)를 통해 이날 하오부터 중계돼 일반인들도 인터넷에 접속, 그 내용을 알수 있게 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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