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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름 완벽보존 「리처드 3세」(할리우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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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름 완벽보존 「리처드 3세」(할리우드통신)

입력
1996.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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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고영화 “햇빛”/상영기사가 미 영화협 기증미 영화사상 보존상태가 완벽한 가장 오래된 장편영화필름이 최근 발견돼 화제다. 1912년에 제작된 55분짜리 이 필름은 셰익스피어작품을 영화화한 무성영화 「리처드 3세」. 한 영화상영기사의 집 지하실에 30여년간 보관돼 오다 최근 미국영화협회에 기증됐다.

미국에서는 1912년 처음으로 35㎜필름에 상영시간 40분 이상의 장편영화 제작이 시작됐는데 이 해에 공개된 여덟 작품중 현재 다섯편이 보존돼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손상없이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것은 「리처드 3세」등 세편뿐이다. 당시 셰익스피어작품의 단골 주연이었던 프레드릭 워드가 주연하고 제임스 킨이 감독한 「리처드 3세」의 제작비는 3만달러. 이 액수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제작비로 엑스트라도 수백명이 동원된 웅장한 전쟁장면등을 담고 있다.

이같이 귀한 필름을 애지중지하며 수십년간 보관해온 사람은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윌리엄 버펌(77). 한때 영화관 상영기사로 일했던 버펌은 옛날 영화 수집에 취미가 있긴 했지만 35년간 정성껏 보관해온 「리처드 3세」가 이렇게 큰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10대 소년시절인 1938년부터 영화상영 기사겸 영사기 수리공으로 일하던 버펌은 친구들과 함께 취미삼아 영화필름을 모으기 시작, 10여편을 모았다.

그런데 1915년 이전에 제작된 극영화 필름은 폭발성 화학물질인 질산 또는 인트로셀룰로스를 사용, 집에 보관할 경우 화재위험이 있다는 부인의 성화에 못 이겨 60년께 그동안 수집했던 영화들을 친구가 가지고 있던 두편의 장편영화와 바꾸었다.

이중 한편이 이번에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리처드 3세」. 버펌은 『아내가 옛날영화를 좋아해 가끔 필름을 꺼내 상영해 보곤 했지만 이 영화와 다른 영화의 차이를 알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버펌은 최근 다른 곳으로 이사가면서 갖고 있던 영화 두 편을 미국영화협회에 기증하기로 결정했고 그 덕분에 영화의 진가를 알게 됐다.

「리처드 3세」는 사실 1912년 5월에 제작된 미국 최초의 장편영화 「올리버 트위스트」보다 5개월 늦게 제작됐으나 「올리버…」의 필름이 부분적으로 분실되는 바람에 「리처드 3세」는 모든 필름이 완벽하게 보관된 미국 최고의 장편영화로 남게 됐다.

미국영화협회는 오는 29일 LA에서 「리처드 3세」를 기념상영한 후 미국내 대도시 순회상영을 거쳐 유럽등 해외에도 소개할 예정이다.<박흥섭 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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