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계 평론가 전기물서 폭로독일 리트(예술가곡)의 1인자이자 금세기 대표적 소프라노로 꼽히는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 여사(81)가 최근 아돌프 히틀러 통치시절의 전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영국의 유대계 음악평론가 애런 제퍼슨이 최근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라는 전기물을 출간하면서 그를 나치협력자로 묘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퍼슨의 이 저서는 금년 1월 영국에서, 8월에는 미국에서 각각 발간돼 슈바르츠코프의 과거 행동에 대한 새로운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슈바르츠코프의 음악인생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이 전기에서 제퍼슨은 슈바르츠코프가 30년대 후반 이후 나치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새로운 사실을 폭로했다.
전기에 따르면 그는 20세이던 35년에 학생조직의 대표로 활동했으며 38년 5월에는 나치당에 가입을 신청, 40년 정식 당원이 됐다. 그는 또 「나 자신의 의사에 따라 제3제국에 나의 재능을 바친다」고 선서한 뒤 42년 12월 악명 높은 나치친위대(SS) 위문차 동부전선을 방문했으며 괴벨스 선전장관의 지원을 받아 나치를 찬양하는 5편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슈바르츠코프 여사는 그동안 자신의 나치협력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직업상 직능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내가 원해서 나치에 협조한 적이 없다』고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전기에서 폭로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평생동안 쌓아온 명성을 하루 아침에 잃게 될지도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2월, 80회 생일을 기념해 자신의 기록영화가 만들어지고 음반도 인기리에 판매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폭로가 터져나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비록 궁지에는 몰렸지만 소송제기 등 대응을 자제한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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