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복귀 인간의 본능 진솔조명 “잔잔한 여운”아이슬란드의 프리드릭 소 프리드릭슨 감독의 「자연의 아이들」은 삶의 황혼기를 맞이한 두 남녀를 통해 인간의 삶과 자연에 대한 의미를 잔잔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다. 고향으로 대표되는 자연의 평화로움과 그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 본능의 근원적 회귀성에 관한 이해를 진솔하고 섬세한 분위기로 담아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극적 갈등을 강조하는 대신 고향으로 향하는 두 노인의 길고 험난한 여정을 차분하게 바라봄으로써 관객을 빠져들게 한다. 양로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젊은 시절의 연인인 게이리(지슬리 홀돌손 분)와 스텔라(스그리도 하가린 분)는 자신들의 옛 추억이 남아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간직한다. 마침내 지프를 훔쳐타고 고향으로 향한다. 거의 모든 것이 황폐해져 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남아있는 그곳에서 그들은 삶을 마감한다.
프리드릭슨 감독은 두 노인의 생애 마지막 모습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포착해 낸다. 느슨한 이야기 전개와 다양한 해석과 의미의 가능성을 가진 극의 열린 결말은 설교적이거나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는 감독의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캐릭터들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대조적인 느낌의 자연과 도시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찰자적인 시점을 선택한다.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정경은 효과적인 조명과 색상의 촬영을 통해 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전달하며 또한 영상과 조화를 이루는 음악은 영화의 서정적 분위기를 세련되게 뒷받침한다.
「자연의…」는 삶의 가장 보편적인 문제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자칫 교훈적이고 진부한 느낌으로 다가갈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프리드릭슨 감독은 자신의 관점을 힘주어 말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관객들과 화답하는 방식을 통해 지역적, 문화적 한계를 넘어서는 삶의 보편적 서정을 경험토록 한다. 일상의 삶과 유리된 소재와 피곤할 정도로 현란한 영화기교가 뒤범벅되어 있는 영화가 쏟아지는 요즘, 오히려 한번 음미해 볼 만한 영화이다.<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편장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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