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막론 수도권 출신 돋보여/「국감 준비하는 모임」 결성 역할분담 팀웍 과시/“수원지서 수도꼭지까지” 발로 뛰어 식수 추궁/질의내용 날짜별 예고·여 의원 더 심한 질타도15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에서 주로 초선의원들이 송곳같은 추궁과 반짝거리는 제안으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종전까지의 국감에서는 으레 야당의원들이 각광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이번 국감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초선의원들의 성의가 돋보였고 상대적으로 여당의원들이 과거에 비해 「분발」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모습중 하나다. 특히 돋보이는 초선들 가운데는 3김씨의 텃밭이 아닌 수도권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많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일부 중진의원들은 아예 감사장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거나 참석하더라도 벙어리처럼 침묵으로 일관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재경위에서는 정세균 의원(국민회의) 등 초선 3명과 재선인 이상수 의원(국민회의)이 「국감을 준비하는 의원모임」을 결성, 역할분담을 통해 중복질의를 피하며 팀웍을 과시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의 김홍신 의원(민주)은 자신이 질의할 내용을 날짜별로 예고하는 「질의사전예고제」를 도입하고 태반불법유통실태를 추궁하는등 기발한 질의를 해 눈길을 끌었다.
법사위에서는 안상수(신한국) 천정배 의원(국민회의)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지난 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수사검사였던 안의원은 검찰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 의혹 등 인권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환경노동위에서는 재야노동운동권 출신의 김문수(신한국) 방용석 의원(국민회의)이 현장조사를 기초로 매서운 질의를 퍼부어 수감기관을 긴장시켰다. 특히 환경기사자격증까지 갖고 있는 김의원은 「수원지에서 수도꼭지까지」 발로 뛴 결과를 바탕으로 수도권 식수문제를 파헤쳐 주목을 받았다.
농림해양수산위 김종배 의원(국민회의)은 시화호 오염대책으로 항만건설을 주장, 해양부 정책에 반영시켰다. 경찰의 한총련수사과정에서 여대생 성추행의혹을 제기한 내무위 추미애 의원(국민회의)은 질의내용을 끝까지 추궁, 「여성투사」로 불리고 있다. 국방위에서는 안기부장을 지낸 김덕 의원(신한국)과 장성출신인 천용택 의원(국민회의)이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국방정책의 대안을 제시해 호평을 받았다. 통상산업위 맹형규 의원(신한국)은 야당의원이 무색할 정도로 정부의 전시성 중소기업 정책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통일외무위에서는 안기부장특보 출신의 이동복 의원(자민련)이 대북문제 전문가답게 북한핵문제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질의를 했다. 교육위에서는 설훈 의원(국민회의)이 사교육비 학교급식문제에 대해 현장감있는 질의를 했고 당대변인인 안택수 의원(자민련)은 사학분쟁문제를 집중추궁했다.
반면 고위당직자 대부분과 상당수 중진의원들의 국감은 「F학점」이었다. 환경노동위에 함께 배치된 신한국당 강삼재 총장과 자민련 김용환 총장은 바쁜 당무 때문인지 감사장에 한두차례밖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김종호 박희태 이해구 목요상(신한국) 권로갑 의원(국민회의)은 출석은 하더라도 거의 마이크를 잡지 않는다. 게다가 일부 중진의원들은 감사장에 앉은채로 잠을 자거나 저녁 식사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들어와 얼굴이 붉어진채 질의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나 서석재(신한국) 정석모 한영수(자민련) 이해찬 의원(국민회의)은 꼼꼼하게 질의를 해 중진의원들 가운데 두드러져 보였다. 중진의원들은 이에 대해 『선배의원부터 관록에 맞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선배들은 점잖게 앉아 있는 것이 미덕』이라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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