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매출보다 이미지제고 수단”상은 영광이자 부담이다. 최근 중앙대로부터 제8회 중앙언론문화상(광고부문)을 받은 제일기획 윤기선 사장(57)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광고업협회장인데다 6년째 선두업체를 이끌어 온 그의 경력에 비추어보면 「국내 광고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선정이유나 수상이 너무 당연해 보인다. 『더욱 노력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올 2월 제일기획 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광고업협회장을 맡은 그는 이번에 전문광고인으로서의 능력을 재차 인정받는 영예를 안았지만 최근의 업계사정이 큰 짐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불황탈출을 위해 광고비를 삭감하고 있지만 이는 광고를 매출액증가의 수단이 아니라 결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줄이면 매출이 줄어드는 품목이 적지않은 것처럼 광고는 매출 증가는 물론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한 필수수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아가 외국 유명기업들이 광고투자를 통해 축적해 놓은 브랜드자산이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자칫 「소탐대실」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사장은 『광고비의 축소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전체의 마케팅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광고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고업계의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광고주들이 「광고=매출」등식에 공감할 수 있도록 수준높은 크리에이티브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전문인력 양성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제일기획은 94년 경쟁을 강조한 「신광고서비스선언」을 했고 모방광고벌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91년에는 마케팅 전문연구기관을 설립했다. 『현재 세계 23위에 불과하지만 멀지않아 10대회사로 클 것입니다』
일반 기업들처럼 광고업계의 내년 기상도는 불투명하다. 때문에 제일기획은 전세계에 지점망을 구축, 해외에서 광고주지원에 나서는 한편 현지 유력광고사나 광고주와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광고를 기획·제작할 계획이다. 다국적 광고회사를 지향하는 셈이다.
윤사장은 『다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광고분야가 뒤처져서는 안된다』며 『광고계의 국제화, 과학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유럽지사원 1호로, 삼성물산의 미주지역본부장 물자수입본부장 상무 전무 부사장을 지낸뒤 91년 제일기획 대표를 맡은 그로서는 「국제화」가 그리 낯설지 않다. 그에게 쏠리는 안팎의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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