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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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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대륙의 동남단 아르헨티나해안에서 5백㎞ 떨어진 대서양상의 소도 포클랜드는 그 영유권을 둘러싸고 두번이나 큰 전쟁이 벌어진 곳이다. 면적 1만2천㎢ 인구 2천여명의 작은 섬으로 땅이 거칠고 기후가 나빠 양치기가 주산업인 보잘 것 없는 섬이다. ◆영국인은 무인도로 버려져 있던 이 섬을 고래잡이 기지로 삼아 영유권을 선언해 놨다. 근해에는 수산자원이 풍부해 각국의 어업전진기지로 이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우리 원양어선도 많이 진출하는 곳이지만, 전쟁의 원인은 그런 산업기지로서의 가치보다는 이 섬이 갖고 있는 전략적 중요성에 있다. 대서양에서 마젤란해협을 거쳐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초기 영국과 독일 간의 대해전은 독일함대의 궤멸로 끝났다. 두번째는 1982년 아르헨티나가 영국에 참패한 포클랜드전쟁. 이 전쟁에 영국은 퇴색해 가는 대국의 위신을 회복하기 위해 조야가 한덩어리로 뭉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둘째 아들 앤드루 왕자의 참전이다. 그는 전투기조종사 중에서도 제일 위험한 헬리콥터 항모 해군파일럿으로 용맹을 보였다. ◆팍스 브리태니카의 영광 뒤에는 지도층의 이같은 자기 희생정신이 그 바탕을 이루었다. 병무청은 병역의무의 공평한 집행을 위해 특별관리대상을 정해 놓고 있다. 차관급 이상 공무원, 중장 이상 군장성 등 사회지도층과 5백대 상장기업대표 부유층 자제, 야구 축구 씨름 골프 등 프로선수, 배우 탤런트 가수 코미디언 등 연예인이 그 대상이다. ◆올해 징병검사에서 이들에 대한 현역판정률이 전체 대상자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난 것이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제기됐다. 병무당국은 그것이 체육인과 연예인의 판정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며 지도층의 비율은 전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 설명이 나라가 지금처럼 어려울 때 우리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희생적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대답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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