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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설 개방 맞춰 「기술력 무장」 외국사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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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설 개방 맞춰 「기술력 무장」 외국사 밀물

입력
1996.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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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체 단순시공사 전락 우려/기획·설계·감리 등 고부가분야 더욱 심각「기획 설계 등의 건설소프트웨어분야는 100대 62, 시공분야는 100대 79」. 대한건설협회가 분석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건설업체들과 국내업체들간의 기술수준(분야별 평균치) 격차이다. 햇수로는 선진국업체들이 국내업체보다 분야별로 10∼20년은 앞서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기술력과 노하우에서 한수위인 선진국업체들이 국내건설시장 개방에 따라 한국시장공략에 본격 나서 시장잠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선진국업체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획 설계 감리 등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분야는 기술력차이가 현격한 것으로 나타나 중장기적으로 국내업체들이 외국업체의 단순시공 하도급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12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국내에 사무소나 지사를 개설하거나 국내업체와 합작형식으로 영업중인 외국업체는 87개사로 민간건설시장이 개방된 94년보다 31개사가 증가했다. 이중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업체가 80%이상을 점한다. 분야별로 보면 국내에 진출한 시공업체는 25개사인 반면 국내업체의 경쟁력이 취약한 설계 감리 등 소프트웨어분야는 62개사에 달하고 있다.

선진국업체들의 국내진출이 이처럼 가속화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국내시장개방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국내업체와 합작 등을 통해 「제한적인 시장공략」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사정이 크게 달라진다. 내년으로 예정된 공공건설시장 개방에 맞춰 미국의 벡텔 인터내셔널과 플루어대니얼 이스턴, 일본의 후지타 등 5개 선진국업체가 지난달 5일 건교부에 토목건축공사업면허를 신청하는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 하는 업체들이 국내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뛰어난 정보력과 자금동원력, 기술력을 앞세워 부가가치가 낮은 시공분야보다는 설계 감리 컨설팅 엔지니어링 등 고부가가치분야를 중점 공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사업규모가 큰 고속철도 신공항 신항만 해저터널 운하 등 국책사업분야를 「제1 타깃」으로 노리고 있다.

건설업면허를 신청한 벡텔 인터내셔널 등 3개사는 15일로 예정된 인천국제공항여객청사신축공사 입찰에 국내업체와 합작형식으로 참여, 출사표를 던진다.

특히 일본업체들은 한국시장의 하도급구조가 자국시장과 유사한 점을 이용, 국내업체들이 소프트웨어분야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시공분야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국내건설산업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쌍용경제연구원 산업연구부 최인화 연구위원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일수록 선진국업체와 국내업체간의 기술력격차가 커 건설기획 설계 감리 등 분야는 외국업체에 종속될 공산도 크다』면서 『국내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업체의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건설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내건설시장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2%인 연간 60조원(95년기준).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건설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늦기는 했지만 법규·제도정비, 기술투자확대, 인재육성 등을 통한 구조개선을 서둘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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