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학생들의 「북한대변」을 또다시 들어야 하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한총련 산하 조직인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서총련)이 『북한잠수함은 표류중 좌초한 것』이라며 『현정권이 북한잠수함 좌초사건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보면서 우리는 그들이 정말로 어느 나라 대학생인가 하고 한탄하기에 앞서 대단히 조직화하고 체계를 갖춘 그들의 행동에 눈을 돌리게 된다.서총련학생들이 말하는 「표류중 좌초」주장이야말로 북한당국의 생떼 같은 주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앞잡이 노릇을 자처하고 나서는 서총련산하 대학생들의 의도는 뻔하다. 잠수함 침투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 급격히 고조된 북한응징분위기에 혼선을 야기시키기 위함이다. 지금 사회각계 인사에게 보내고 있는 북한 팩스공세에 때를 맞춘 것이다.
반정부 슬로건 밑에 내포된 운동권학생들의 친북한 주장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0년대말의 삼민투·민민투가 학생운동을 주도할 때나 90년대초의 전대협 시절에도 6·25전쟁의 북침설 주장이나 엄연히 북한이 자행한 것으로 밝혀진 KAL기 격추사건도 우리의 자작극이라는 대자보를 써붙이며 반정부, 반국가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북한잠수함의 표류중 좌초」주장도 운동권 학생조직의 내부에 변함없이 계승되고 있는 북한 동조논리와 궤변이 다시 한번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전대협이든, 한총련이든 학생운동조직의 명칭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도 이미 그들은 순수한 학생운동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는 데서 우리는 놀라움을 금하기가 어렵다. 이제 한총련이 주도하는 학생운동은 NL(민족해방)계열, 더 정확히 표현하면 북한을 맹종하는 주사파 세력에 장악되어 겉으로는 통일운동을 빙자하면서 친북폭력투쟁을 수단으로 하는 정치투쟁조직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동국대학 학보에 「불쌍한 공비 아저씨 잡히지 말고 넘어가세요」란 글이 실린 것만 봐도 대학가는 더 말할 것 없고 우리 사회 곳곳에 친북세력이 얼마나 많이 숨어 있으면서 이 사회를 혼란시켜 무력화해 보려는 보이지 않는 투쟁을 일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세대점거사태 이후 두달여동안 행동을 자제했던 한총련산하 서총련은 이달 28일부터 11월3일까지를 40만학도 행동주간으로, 11월1일을 한총련 1백만학도 총궐기의 날로 선포했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한 행동주간이며 누구를 위한 총궐기의 날인가. 이 사회를 또 한번 뒤흔들어 놓겠다는 저의가 너무나 분명하다. 검·경을 비롯한 당국의 한총련에 대한 대처자세가 조금이라도 늦춰져서는 안될 것이다. 대학당국의 대응 또한 각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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