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드와 손잡고 권토중래 노려/추바이스에 숙청된후 레베드 텃밭서 의원직 도전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제2의 권력자란 말을 들어왔던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 대통령 경호실장(46)이 과연 재기할 수 있을까. 코르자코프는 지난 11년동안 옐친을 측근에서 경호해오다 러시아 대통령 제1차 선거직후인 6월20일 크렘린궁 내부의 권력투쟁에서 패배, 경호실장에서 물러났다. 그의 퇴진은 당시 옐친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아나톨리 추바이스 전 제1부총리가 대선후보인 퇴역장성 알렉산데르 레베드를 국가안보위원회 서기로 영입하면서 그를 비롯한 크렘린궁 강경파들에 대한 숙청을 옐친에게 건의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대통령 행정실장이 된 추바이스와는 이 때문에 정치적 원한을 갖게 됐고 역시 추바이스와 라이벌 관계인 레베드 서기와의 은밀한 제휴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 정치 초년병인 레베드 역시 크렘린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온갖 권모술수에 능한 그의 경험을 이용할 필요성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공교롭게 그는 레베드의 입각으로 공석이 된 툴라에서 하원의원직에 도전한다.
70년 소련국가보안위원회(KGB) 요인경호전담부서인 제9국에서 경호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85년 옐친이 모스크바시 공산당 제1서기겸 중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을 때 경호 업무를 맡게 됐다. 2년뒤 옐친이 정치국에서 축출되자 그는 과감히 KGB에서 나와 자신의 차로 직접 옐친을 모시는 등 스스로 「가신」이 됐다. 이후 91년 소련보수파의 쿠데타기도를 막은 옐친을 경호하는 등 음지에서 일을 해오다 옐친이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이 되자 경호실장으로 발탁됐다.
옐친이 자서전에서 그가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명석한 두뇌와 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며 가장 믿을만한 친구라고 말했듯이 옐친의 신임을 바탕으로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왔다. 일부 비판자들은 이로인해 제정러시아시절 황제의 총애를 받았던 시종 라스푸친에 그를 빗대며 권력남용을 비난하기도 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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