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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인 무역사기 “비상”

입력
1996.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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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등 피해 속출… 무공 “철저확인” 당부□주요 사기수법

선진국은 개인수표 발행뒤 부도처리

중요·은밀한 일처럼 소개 「419수법」

“정부납품권 따냈다” 수수료 송금 요구

「나이지리아인의 무역 사기극을 조심하라」

국내 기업에 나이지리아인 사기극 요주의 비상이 걸렸다.

1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인이 만들어내는 사기극은 세계적으로 이미 잘 알려져있지만 갈수록 수법이 정교하고 다양화하고 있어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남미까지 세계 각국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는 기업들이 나이지리아인의 사기극에 넘어가지 않도록 대비책 마련을 위한 특별세미나까지 개최하고 있을 정도다.

무공은 우리나라만 30여 기업인이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해 피해금액이 수천만달러에 이르고 미국 영국 일본 등은 피해사례가 더 많고 피해규모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무공은 이날 현지무역관 보고를 토대로 세계에서 극성을 떨치는 나이지리아인의 다양한 사기수법을 소개하고 국내기업들이 나이지리아인의 사탕발림에 현혹돼 사기극에 휘말리지 않도록 거래전에 철저한 확인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무공이 소개한 나이지리아인의 대표적인 사기극은 개인수표사기와 「419수법」 정부납품권사기 등이다.

이중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개인수표사기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은행의 개인수표를 발급해 물품을 수입한 뒤 이를 잔고부족으로 부도처리하는 것이다.

무공은 상대방과의 특별한 신뢰가 없는 경우라면 개인수표를 받았을 때 반드시 추심후 대금이 자기계좌에 입금된 다음에 선적해야 한다고 예방법을 설명했다.

「419수법」은 서신을 통해 자신들이 정부부처 관료나 중앙은행총재와의 협조하에서 매우 비밀스럽고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공사대금을 부풀려 받아 거액을 갖고 있는데 이 돈을 맡길테니 나중에 우리가 다시 찾을 때를 생각해 백지위임장을 써주면 송금된 돈의 40%를 주겠다』고 제의한 뒤 나중에 『송금절차가 복잡하다』며 뇌물과 세금 인지대 수수료의 경비를 보내줄 것을 요구한다. 이 경우 몇몇 기업은 상대방이 믿음직하게 행동하고 증빙서류 영수증 등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어 돈을 송금하고 만다는 것이다. 사기꾼들은 또 상대방이 송금을 주저하면 『이곳 중앙은행에 와 직접 납부하라』며 현지방문을 유도해 돈을 강탈하기도 한다. 나이지리아 형법 419조를 따서 지어진 「419수법」은 성공률이 가장 높아 현지에서는 고급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을 「419비즈니스맨」이라고 빈정댈 정도라고 현지 무역관은 보고하고 있다.

이밖에 사기꾼들은 미리 사기대상 기업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뒤 『정부 고위인사와 잘 알아 납품권을 따냈으니 당신회사를 납품사로 등록하겠다』며 수수료 송금을 요구하는 정부납품권 사기수법도 소개됐다.

무공은 『우리나라 기업이 사실확인을 위해 현지에 와서 수백만달러를 잃은 경우도 있었다』며 『비밀을 지켜달라고 하는 등 은밀한 교섭을 제의해 올 때는 반드시 공식경로를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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