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문명」이란 단어가 요즘의 중국뉴스에 또다시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미국과 수교(79년)한 후 유행한 말 중의 하나가 정신오염이란 말이다. 이윽고 83년 10월엔 당의 방침으로 오염추방 작업이 시작됐다. 매춘, 퇴폐, 외설이 그 대상이었다. 나중엔 여성들의 파마, 화장까지도 대상에 포함돼 거센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이 파동으로 당중앙선전부장직에서 해임되긴 했지만 등력군(극좌파이론가)이 정신문명을 강조한 게 이 말 유행의 효시였다. ◆그러나 일반사회에 널리 파급된 것은 역시 등소평에 의해서였다. 당의 사상 무장을 강조할 때나 사회기강 해이를 지적할 때 으레 정신문명건설을 앞세워 개혁·개방의 물질문명과 함께 「문명선생」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어찌됐건 요즘 다시 이 말이 자주 쓰이는 것으로 보아 문제가 단순치는 않은 모양이다. ◆올해의 당중앙위 전체회의(제14기 6중전회)가 10일 폐막되면서 「정신문명건설 강화전략」이라는 게 발표됐다. 이어 이틀동안 당·정·군에 엄한 지시가 하달됐다. 「도덕과 이념을 소홀히 하고 경제개발에만 집중해왔다」며 새로운 사회도덕운동도 촉구하고 있다. 지금껏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논으로 물질문명을 주창해 온 중국 지도부의 일대 변신이라 할만하다. ◆이번 정신문명 건설의 표적은 공직자들의 부패로 되어 있다. 지난해부터 2만여 공직자 1백여 태자당(고위층 자녀) 20만의 일반인을 부패사범으로 척결한 중국이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하는 것은 「물질적인 빈곤보다 정신적 타락이 더 위험하며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상실에 결정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정신오염은 가난보다 치유가 훨씬 더디다」는 반성이다. 이는 유가사상의 기본이기도 하다. 공직자들의 기강해이 과소비 무질서가 난무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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