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방식 세계 최초 상용화… 각국서 도입 추진/위상변화 불구 과당경쟁 등 경쟁력 확보 “걸림돌”올 1월1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디지털이동전화기술에 세계 통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날로그시대의 국제시장에서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국내 통신업계가 CDMA 상용화시대의 첫장을 열면서 세계 통신업계가 한국 벤치마킹(본받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이 한국이동통신의 CDMA 서비스운용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 성사단계에 와있고 중국정부가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에 장비구입 제안서를 보내왔다. 브라질 캐나다 필리핀 등에서도 국내 CDMA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 통신시장에서 한국의 입김도 세지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 함께 차세대 무선통신기술표준으로 CDMA를 주장, 시분할다중접속(TDMA)방식을 내세운 유럽측과 맞서고 있다. ITU회의에 참석하는 한국이동통신 강계환기획팀장은 『작년만 해도 TDMA파가 우세했으나 올해는 50대 50, 내년엔 CDMA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고 말했다.
CDMA는 국내 통신산업의 위상에도 일대 변혁을 몰고왔다. 국내에 첫 이동전화(아날로그방식)가 등장했던 84년이후 13년간 교환기와 기지국 등 외국 통신장비 수입규모는 11억2,500만달러에 이르렀다.
아날로그시대에는 통신장비 전부를 미국 AT&T와 모토로라로부터 수입했고 이동전화 단말기시장에서도 국산 점유율이 50%미만에 그치는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시대가 개막되면서 시장판도는 180도 바뀌었다. 국내 CDMA 장비중 기지국에 들어가는 일부 반도체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교환기는 거의 100% 국산화했으며 이동전화 단말기시장도 60%이상을 탈환했다. CDMA기술개발에 따른 수입대체효과는 2000년까지 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CDMA를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방식으로 채택하는 국가 및 업체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대규모 수출도 기대된다.
그러나 이제 막 차세대 통신기술의 문턱을 넘은 국내업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기술을 충분히 연마하기도 전에 시장개방압력은 밀려들고 외국기술 맹신주의가 고개를 드는가 하면 시장선점을 위한 무리한 가격인하 등 업체간 근시안적 덤핑경쟁이 일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자간 지나친 요금경쟁은 자칫 수익구조 악화로 이어져 연구개발(R&D) 재원조달을 어렵게 하고, 결국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국대 전자공학과 노종선 교수는 『우리의 CDMA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우는데 업계와 정부, 소비자가 모두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핵심 통신칩의 국산화 및 인재육성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 소비자들의 인내심있는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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