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착오 최소화·국제사회 룰 형성 참여/한국 개방속도 일부서 불만 설득 애먹어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대해 현장 지휘자역할을 담당했던 엄락용 재정경제원 제2차관보는 『OECD 가입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선진사회를 향한 변화가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차관보는 또 『OECD에 가입했다고 해서 갑자기 선진국이 되거나 부자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선진국이 되기 위한 훈련단계에 들어간 것』이라고 OECD 가입의 의미를 해석했다. 다음은 엄차관보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OECD 가입의 의의는 무엇인가.
『국내외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지금까지 외형적 양적 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가 구조적이고 질적인 도약단계에 들어섰음을 뜻한다. 이 기구 가입으로 우리 경제는 체제나 제도면에서 선진경제에 맞추어야 한다.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또 대외적으로는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형성된 룰에 따라가던 것을 앞으로는 방향 형성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국제위상이 높아지는 것이다』
―OECD 가입으로 어떤 부문이 가장 크게 변하는가.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부문은 정부다. OECD는 자유시장경제, 다원적 민주주의, 인권존중 등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어 정부정책도 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경제활동에 정부 간여가 줄어 시장기능에 맡기게 된다. 대신 정부는 소비자보호 환경 공정경쟁 사회간접자본확충 등에 치중하게 된다.
기업들은 국경없는 경제시대의 치열한 경쟁에 정면 대응할 수 밖에 없어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에 주력해야 하는 시대를 맞게 됐다. 국민들은 개인의 창의와 자유가 존중되어 자신의 행동에 더욱 책임을 져야 한다. OECD 가입은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시민의식을 요구한다』
―멕시코와 같은 금융위기를 걱정하는 의견이 많은데.
『94년말∼95년초의 멕시코 금융위기는 근본적으로 무리한 자국화폐의 과대평가, 단기자본의 과다반입, 금융시장 자유화에 상응한 금융감독의 부재 등 경제적 요인에다 농민반란과 정국불안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저축률 경상수지 외채 외환보유고 정치·사회적 안정도 등에 있어 멕시코와는 비교가 되지 않아 멕시코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문제는 어떻게 되나.
『노동문제에 대해 많은 회원국들이 관심을 표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가입조건이 아니다. 이미 회원국들에 노사개혁위원회의 활동과 그 결과에 따른 노동개혁 방침을 설명해 양해를 얻었다』
―그동안 가입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7월에 열렸던 국제투자·자본이동 분야 등 양대 자유화에 대한 합동회의다. 당시 몇몇 회원국들은 우리의 개방이 더디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의 개방입장을 잘 설명해 회의를 끝낼 수 있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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